▲국회사진기자단 =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26일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하기 위해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2022.10.26.

[김부삼 기자] 국가정보원은 조상준 전 기획조정실장 사의 관련 내용을 대통령실 측이 유선으로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언급 후 면직 제청 절차를 밟아 사임이 이뤄진 것이라는 설명이다.
26일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조 전 실장 사의 관련 내용 등이 조명됐다. 국정원은 대통령실 통보를 받았다는 입장을 보였으며, 정보위원들은 사의 배경에 대한 질의를 다수했던 것으로 보인다.
정보위 국감 이후 여야 간사 발언을 종합하면 국정원장은 조 전 실장 사퇴 의사를 25일 오후 8~9시 대통령실 담당 비서관으로부터 유선으로 전달받았다고 한다. 이후 국정원은 인사혁신처에 면직 요청을 해 이날 처리가 이뤄졌다는 게 간사들 설명이다.
국정원은 정보위원들이 사의 표명 배경으로 '비리 문제', '대통령 음주 관련'인지를 질의했을 땐 "모른다"고 답변했고 '인사 갈등 문제'가 원인인지를 물었을 때는 "그런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야당 간사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여러 분의 질의가 있었지만 국정원에서는 인사 관련 내용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고, 국정원 인사에 대해선 발표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소개한 내용이 전부"라고 전했다.
오전 감사에서도 조 전 실장 거취 문제는 관심 사안이었다. 앞서 여당 간사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국정원장이 조 전 실장 거취 관련 유선 통보를 받았고, 구체적 면직 이유는 파악하지 못한다는 답변이 있었다고 전했다.
윤건영 의원도 국정원장 인지 경위를 설명했으며 "고위 공직자라고 하더라도 원칙에 따라 소위 말하는 검증 과정, 재직 시기 여러 문제가 없었는지 검증 과정을 거쳤는지 질의가 있었고 그 부분을 국정원은 답하지 않았다"고 더했다.
그러자 유상범 의원은 "어감 차이가 있다"면서 "국정원장은 정무직 공무원에 대해 직업 공무원과는 달리 처리한단 판단을 했고, 직업 공무원처럼 구체적인 각 기관별 징계사유에 대한 확인은 통상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고 했다.
이날 국정원 관계자는 조 전 실장 면직 처리 경과를 설명하고 "인사권자는 대통령", "일신상 사유로 사의 표명을 했고 거기에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승인한 것"이라고 했다.
조 전 실장 면직과 관련해 국정원장에 대한 사의 표명 등 없이, 대통령실 차원의 통보 후 조치가 이뤄졌더라도 절차 상 문제가 된다고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이날 국감에선 북한 피살 공무원 사건 관련 질의도 적잖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여야 간사에 따르면 우선 사건 당시 주변 중국 어선에 탑승해 있다는 의혹과 관련해 국정원은 '중국 어선이 주변에 있었는지' 여부는 파악하지 못했으나 휴민트 승선 사실은 부정했다고 한다.
또 피살 공무원이 중국 간체자가 적힌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는 취지 주장에 대해 국정원장은 "국내에서 그와 같은 구명조끼를 쓰지 않는 것으로 안다"는 답변을 했는데, 생각의 범주일 수 있다는 게 여야 간사들 지적이다.
아울러 월북이 불분명하다는 분석 자료 작성 여부, 자료 보고자에 대해선 확인이 불가하다는 답변이 있었으며, SI 첩보에 '월북' 단어의 존재 자체는 재확인됐다고 한다.
월북 단어 존재와 관련해 유상범 의원은 "민주당 의원이 첩보 중 월북이란 단어가 나왔냐고 질문했고, 거기에 대해 월북이란 단어가 있다고 했지 맥락이나 의미에 대해선 질문한 의원도 몰라 그 질문에서 나가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윤건영 의원은 "국정원이 당시 취합한 소스가 어니냐고 했을 때 SI 첩보라고 했고, 그 첩보에 월북이란 단어가 있느냐고 했더니 있다고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첩보 삭제 여부와 관련해선 국정원 내 서버가 저장·배포, 메인 성격으로 분류돼 있고 이 가운데 메인서버는 삭제가 불가능하다는 기존 논란 당시 다뤄졌던 내용이 다시 상기됐다.
윤건영 의원은 "첩보를 저장하거나 배포하는 서버는 자료 삭제가 가능하다는 말이 있었다"며 "국정원장 임의 삭제가 가능하지만, 이전까지 그런 일을 지시한 바는 없다는 답변이 있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박지원 전 국정원장 삭제 지시가 없었단 취지인지에 대해 유상범 의원은 "담당 국장은 박 전 국정원장 지시 이전 본인이 근무하는 동안 직접적인 첩보 삭제 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답한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정원이 사건 관련 합동참모본부 발표 51분 전 표류 사실을 확인했단 감사원 주장에 대해선 "국정원도 합참 정보를 받아 확인했고, 감사원에서 약간 착오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감사에선 국정원이 미국 상원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신속 처리 가능성을 간과했을 가능성 지적도 이뤄졌다.
유상범 의원은 "사전 동향은 8월12일 미리 파악했으나, 연휴가 있어 실제 관련 부처엔 (관련 내용이) 8월16일 배포됐다"며 "국정원도 (미국) 상원에서 (IRA가) 긴박하게 통과되는 것을 예상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국정원은 오전 감사에선 IRA 동향 인지와 관련해 "적절한 시기에, 법통과 전 동향 보고를 관련 부처에 했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윤건영 의원은 "오후 국감이 시작되면서 이실직고했다"고 평했다.
북한 동향과 관련해 국정원은 향후 도발 시나리오를 정보위원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 여야 간사는 "보안 사항을 감안해 알리지 않는 게 좋다고 합의했다"고만 했다.
북한 7차 핵실험 단행 시기에 대해선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까지 가능성 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고 한다. 또 북한이 금강산지구 무단 철거를 사실상 마친 상황을 확인했다고 여야 간사는 밝혔다.
이외 쌍방울 외화 밀반출 의혹 관련 질의도 있었는데, 확인이 이뤄지진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안수부 회장의 방북 유무는 일부 파악했다는 언급이 있었다고 한다.
또 국정원장은 신원조사 업무와 관련해 '해야 할 일'이라는 입장을 보였으며, 감사원의 감사 시 비공개 자료 접근 우려 등이 있어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라는 답변을 했다고 간사들은 전했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