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태 기자] 양정숙 국회의원(무소속, 비례대표)이 가정폭력범죄의 정의에 스토킹범죄를 포함하여 피해자 보호 방침에 공백이 없도록 하기 위한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3일 대표 발의했다.


스토킹범죄에 희생되는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놓인 사각지대

지난 9월 발생한 스토킹 살인사건으로 인해 국회와 정부가 스토킹범죄의 경각심을 높이고 반의사불벌죄 폐지 등 제도개선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스토킹범죄 피해자 중에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사각지대도 있는데, 바로 가정폭력범죄의 피해자들이다.

가정폭력은 신체적 폭행과 상해뿐만 아니라 스토킹과 같은 피해도 수반하고 있다. 최근 가정폭력으로 지난 5월과 10월 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아내가 사망하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현재 가정폭력에 대한 경찰의 대응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8년 ‘강서구 등촌동 살인사건’ 범인은 이혼 후 전처 차량에 GPS를 부착해 주거지를 알아내고, 두달 간 동선을 추적하여 끔찍한 결말이 발생하기도 했다.

가정폭력범죄에 스토킹범죄가 포함되지 않아 가족관계라는 이유로 가정폭력 보호 대상에서 배제될 우려가 있다. 가정폭력피해자 중 스토킹피해자의 보호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가정폭력 피해자의 결코 적지 않은 스토킹 피해 경험

여성가족부의 ｢2019년 가정폭력 피해자 및 지원기관 수사기관 조사｣에 따르면 배우자와의 별거나 이혼과정에서 스토킹 피해를 경험했다는 답변은 34.2%에 달한다. 배우자로부터 경험한 스토킹 피해 중에서는 피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지인에게 지속적·반복적으로 연락하거나 찾아가는 경우도 30.2%에 이르고 있다.

즉, 가정폭력범죄 중 스토킹피해는 피해자 발생뿐만 아니라 자녀, 가족, 친구들에게도 고통이 이어지기 때문에 적극적인 보호조치가 필요하다. 피해자들은 자신으로 인해 주변에 피해를 입힌다는 죄책감에 스스로를 주변과 고립하여 더 큰 고통과 위험을 홀로 감내하게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가정폭력처벌법에 스토킹처벌법을 규정해 피해자 지원을 더 크게 할 것

양정숙 의원은 “가정폭력 피해자는 혼인관계를 해소하거나 벗어나고자 할 때 가해자로부터 스토킹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고, 이것이 본인 및 가족이 사망하고 아이들이 남겨지는 등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는다. 가정폭력범죄에 스토킹피해가 인정된다면 배우자로부터 감시 및 추적을 당하는 피해자는 법률에 따르는 피해자 보호조치를 더욱 넓게 받을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또한 양 의원은 “가정폭력처벌법에 스토킹처벌법을 규정하는 것이 단순한 보호조치에서 끝나지 않고, 일반적으로 위험성을 낮게 보는 스토킹범죄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를 바란다”며 법률을 통한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유한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