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 인근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전날 밤 발생한 이번 압사 사고로 인한 피해를 30일 오전 9시 기준 사망 151명, 부상 82명, 총 23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2022.10.30.

[김부삼 기자]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부실 대응 등 혐의로 입건되자 소방공무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소방노조)는 9일 성명을 내고 "꼬리자르기식 수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소방노조는 "용산소방서장은 직접 순찰을 하지 않아도 될 위치에 있었지만, 참사 당일 이태원 안전센터 인근에 예방 순찰을 할 만큼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며 "참사가 발생하자 즉시 현장으로 달려갔고, 참사 현장에서 떨림을 뒤로한 채 현장을 지휘했다"고 밝혔다.
이어 "누구보다 신속하게 그리고 책임감 있게 일선 지휘관의 역할을 다했다"며 "용산소방서가 가용할 수 있는 인력과 장비를 모두 다 투입했으며, 마지막까지 참사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시장도, 구청장도, 경찰서장도 없었던 참사 현장에서 구조구급 업무 외에 인파와 교통관리 업무까지 챙기며 참사 예방과 수습을 위해 고군분투했다"며 "일련의 일들이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참사에 떳떳한 국민도, 소방관도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 참사를 일선 지휘관의 책임으로 묻겠다는 것은 용산 소방관뿐만 아니라 7만 전체 소방관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소방노조는 "경찰 특수본 수사를 보면서 꼬리 자르기, 구색 맞추기, 짜맞추기, 희생양 찾기 수사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꼬리자르기식 수사를 즉각 중단하고, 진짜 책임자를 밝혀내라"고 강조했다.
김주형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본부장도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내가 그 자리에 있어도 그분보다 더 잘했을지 사실 의문"이라며 "쉬는 날 현장에 와서 직원들을 격려하고 사고발생 시간도 현장에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출동은 현장 대원들보다 먼저 뛰어가셨다"며 "그런데 이걸 입건을 했다. 그러면 도대체 어디까지 해야 되는 게 우리의 임무인가"라고 토로했다.
소방 대응 2단계 발령이 늦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뒤쪽으로 돌아가 현장을 확인하려고 했다더라. 인파가 너무 많다 보니 뒤로 가는데도 시간이 소요가 된 것"이라며 "그리고 2단계 발령은 서장이 꼭 발령해야 되는 건 아니고 상황실이나 서울소방재난본부에서 발령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철 용산소방서 행정팀장도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서장님과 팀장님은 그 누구보다 제일 먼저 (현장에 )가셨고 제일 마지막까지 현장을 지키셨다"며 "정작 돌아오는 게 그분들은 어제부로 입건됐고 두 차례 압수수색을 당했다. 내용 자체도 너무 포괄적이고 추상적"이라고 호소했다.
한편 경찰 특별수사본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압수수색을 통한 내부 문건, 보디캠 현장 영상, 소방무전 녹취록 등 그간 수사를 종합해 입건했다"며 "증거와 법리에 따라 공정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