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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현은 15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제작발표회에서 "'내 얘기를 쓴거 아니야?'라고 할 정도로 공감이 많이 갔다"며 "그 동안 사건 중심 작품에서 할 말 다하는 씩씩한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사실 난 그런 사람은 아니다. 이 드라마는 인물의 감정 중심으로 흘러갔고, '여름'과 비슷한 부분이 있었다. 내가 아는 감정이고, 잘 필요할 것 같은 확신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여름은 굉장히 소극적이라서 남들이 보면 답답할 수 있다. 치열하게 사회생활하다가 어느 순간 자신을 잘 모른다고 깨닫고, '이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며 쉼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려고 한다"며 "나도 10년간 일하다가 1년 정도 쉬는 시간이 있었는데, 오히려 나를 알게 되는 시간이 됐다. 앞으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같은 마음으로 여름을 연기했다"고 귀띔했다.
이 드라마는 인생 파업을 선언한 자발적 백수 '여름'(김설현)과 삶이 물음표인 도서관 사서 '대범'(임시완) 이야기다. 복잡한 도시를 떠나 안곡 마을로 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는다.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6개월간 구례, 곡성, 남해 등 로케이션 촬영했다. 팬들은 우스갯소리로 '두 사람 얼굴만 봐도 힐링'이라고 했다. 특히 설현은 메이크업을 최소화하고 편안한 옷차림으로 자연스러운 매력을 뽐낼 예정이다. "PD님이 자연스러운 모습을 원해서 노메이크업을 하고, 내가 평소 입은 옷을 입었다. 나 자체를 연기하는 것 같아서 좋았다"며 "헤어·메이크업을 안 하다 보니 얼굴, 머리 등을 만질 때도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다. 삶에 치여서 지친 분들이 있을 텐데, 공감하고 대리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임시완은 "솔직히 전작 트레이서는 대사가 굉장히 많았다. 외우기 빠듯할 정도였다. 당시 촬영할 때 이 드라마 극본을 받았는데, 대사가 현저히 적더라. 대사 총량의 법칙을 지키기 위해서 더없이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했다"며 "외적으로는 나를 포함해 많은 분들이 팍팍한 일상을 살아갈 수 밖에 없는데, 그 속에서 대리만족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짚었다. "대범은 수줍음과 의문점이 많다. 캐릭터의 주축은 순수함"이라며 "인생 파업을 선언하고 무작정 시골로 내려온 여름에게 순수한 모습으로 힐링을 준다. 뭔가를 하지 않아도 옆에 있는 자체가 힐링이 되는 사람이 있지 않느냐. 그런 친구 같은 존재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요즘 사회는 바쁘지 않으면, 누군가에 비해 도태되는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바쁠 수 밖에 없는 게 필연적인 사회가 됐다. 사실상 우리는 지쳐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모를 정도로 바쁜게 일상화 돼 언젠가는 휴식을 취하고 싶은 마음이 한 켠에 있을 것 같다. 이 드라마를 보면 조금이라도 마음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커피프린스 1호점'(2007) '치즈인더트랩'(2016) 이윤정 감독이 연출했다. 이 PD는 "20년 넘게 연출하면서 소원이 촬영장에서 죽는 것이었다"며 "하다보니 지치고 '이제 좀 쉬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었을 때 이 드라마 원작을 읽고 'CCTV를 달았나' 싶었다. 내 얘기 같았고 재미있었다"고 털어놨다. "이번 캐스팅은 정말 만족스러웠다. 두 사람 모두 캐릭터와 비슷했다"며 "설현씨는 내성적이고 수줍음도 있지만, 질문하면 속마음을 솔직하게 말하는 모습이 여름과 닮았다. 시완씨도 굉장히 매력적이다. 처음 만나고 대범의 순수함을 극대화한 것 같았다"고 귀띔했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다큐멘터리 같은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 설현씨는 거의 비비크림만 바르고 노메이크업으로 촬영했고, 낡은 옷 두 세벌만 입었다. 시완씨가 (촬영하는 동안) 구례에 내려와서 살고, '다큐처럼 찍고 싶다'고 공감해줘서 고마웠다. 예쁘게 찍고 예쁘게 연기하려고 한 게 아니었다. 두 사람의 외모도 예쁘지만, 표정, 행동이 더 예쁘다. 작위적으로 만들어서 예쁜게 아니라 풍겨나오는 점이 예쁘다."
21일 지니TV와 시즌(seezn)에서 공개. ENA에서 매주 월·화요일 오후 9시20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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