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추가 혐의 관련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정을 나오고 있다. 2022.09.20

[김부삼 기자] 라임자산운용(라임)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재판 직전 달아난지 일주일이 지났다. 수사당국은 김 전 회장이 아직 국내에 머무르고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아직 김 전 회장에 대한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를 신청하지 않았다.
김 전 회장은 스타모빌리티, 수원여객 등 관련으로 1000억원대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지난 11일 전자팔찌를 끊고 잠적했다. 당일 결심공판이 예정돼 있었으나, 김 전 회장이 도주하면서 재판은 연기됐다.
도주 일주일이 지났지만, 김 전 회장의 신병은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 일각에선 밀항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검찰은 김 전 회장의 국외 도피 여부는 불분명해 국내 행적을 추적하는 게 우선이라고 보고있다.
검찰 관계자는 "일단 현재는 전국적으로 다 살피고 필요하면 (인터폴 수배를) 해야 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아직까지는 김 전 회장이 국내에 체류하고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남부지검은 김 전 회장이 도주하자 곧바로 그를 전국에 지명수배하고 언론에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달 28일 김 전 회장이 중국 밀항을 준비했다는 내부자 진술을 확보했다며 보석 취소를 청구했던 만큼 밀항 시도를 차단하는데도 부심하고 있다.
해양경찰과 군 당국도 김 전 회장의 밀항에 대비해 해상 경계 강화에 나선 상태다. 검찰의 협조 요청을 받은 해경청은 전국 항만과 포구를 대상으로 검문을 비롯한 순찰·검색을 강화하고, 서해안(경기 평택·충남 보령·전북 군산 등)과 남해안(부산·울산 등)을 중심으로 경비함정을 추가로 배치했다.
김 전 회장의 도주를 도운 것으로 의심되는 조카를 비롯한 조력자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12일 조카 A씨의 서울 자택에서 휴대전화와 차량 블랙박스를 압수해 디지털포렌식에 들어갔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도주 과정에서 A씨와 휴대전화 유심을 바꿔 끼우고 차량 블랙박스 SD카드도 빼놓은 정황을 포착했다고 한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실종 당일 A씨와 함께 차를 타고 팔당대교로 향한 것으로 파악했지만, 범인도피죄의 경우 친족은 처벌할 수 없어 A씨를 체포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전 회장이 국내에 남아있다고 하더라도 이미 한차례 오랜 기간 도주한 경력이 있어 추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전 회장은 라임 사태 수사가 진행되던 지난 2019년 12월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이듬해인 2020년 4월 23일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 앞에서 경찰에 잡히기까지 약 5개월간 국내에서 도피행각을 이어갔다.
당시 김 전 회장은 대포폰 수십대를 사용하고 택시를 타며 추적을 따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체포될 당시에도 자신의 얼굴 사진을 넣은 위조 주민등록증을 제시했고, 도피 당시 현금 60억여원을 물품보관소와 은신처에 숨겨놓기도 했다.
운전기사가 김 전 회장의 이동과 환전을 돕거나 중고폰을 대신 구입해 전달하는 심부름을 하며 도피를 조력하기도 했다. 운전기사 장모씨는 지난해 5월 2심에서도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