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7일(현지시간) 중국 공산당 혁명 성지인 산시성 옌안을 방문해 1945년 중국 공산당 제7차 전국대표대회(CPC)가 열렸던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2.10.28.

[김부삼 기자] 중국이 석유 감산 문제 등으로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를 강화해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왔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다음달 열리는 아랍 국가 정상회의에서 사우디와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1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의 참석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사우디에서 열리는 아랍 국가 정상회의에 어느 나라 정상들이 참석할지는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중국 정부도 시 주석의 참석 여부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힌 바 없다.
보도에 따르면 아랍 국가들의 정상회의 개최 소식은 리쉬항 두바이 주재 중국 총영사가 현지 매체와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공개됐다.
사우디 측도 시 주석의 방문을 기정사실화한 상태다.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 외교부 장관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가진 뒤 시 주석이 사우디를 방문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최근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연말 이전 사우디를 방문할 예정이고, 최근 미국과 관계가 소원해 진 사우디와의 관계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지난 4월과 8월에도 사우디를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무산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아랍 국가 정상회의 참석이 중국과 중동 관계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닝샤대 중동 문제 전문가인 리샤오시안은 "시 주석이 아랍국가들의 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중국과 아랍 국가 간 협력은 에너지 분야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아랍 국가들은 우주 분야를 포함해 다양한 기술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면서 "특히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걸프 국가들은 우주 개발에 강한 열망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베이대 중동 전문가인 왕진 교수는 "중국과 아랍 국가 간 정상회의가 양측의 협력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과 아랍 국가 간 정상회의가 자신들의 이익을 침해하거나 향후 중국의 발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동 국가들에게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가 미국과의 관계를 방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렛 맥거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동담당조정관은 "중국과의 협력 관계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상한선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