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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소속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은 전날 '용진이형 잘쓸게! 이마트의 영광을 다시!'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정 부회장이 노조 요구에 응답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통상 노사 간 입장 차이로 서로 의견이 엇갈리거나 갈등이 발생하기 십상인데, 노조가 오너 경영자에 대한 감사의 뜻이 담긴 성명을 내는 건 재계에서도 이례적이다.
이 같은 성명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은 이렇다. 정 부회장은 본인이 구단주로 있는 프로야구팀 SSG랜더스가 KBO리그 통합 우승을 거두자 우승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지난달 18~20일 3일간 전국 이마트에서 '쓱세일'을 진행했다. 통합 우승도 정 부회장의 구단과의 소통,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쓱세일'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매출은 계획 대비 140%를 달성했고, 작년 동기 대비 2.1배 증가한 성과를 나타냈다.
이마트가 한달치 물량인 230t을 준비해 40% 할인한 삼겹살과 목살은 3일간 3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1 프로모션으로 준비했던 봉지라면은 5배, 1+1 프로모션이 적용된 참치·골뱅이 등 통조림은 6배 매출이 증가했다.
노조는 '쓱세일' 행사가 끝난 다음날인 지난달 21일 성명을 통해 "사원들에게도 합당한 보상을 하라"고 요구했다. 당시 노조는 "쓱세일 3일 동안 사원들은 고객 안전과 상품 진열, 응대로 눈코 뜰 새 없는 시간을 보냈다"며 "이마트 사원들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는 것은 당연하고, 2023년 임금협상 대해서도 진정성을 보이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부회장은 이달 초 전국 2만6000명에 달하는 이마트 전직원에 10만원짜리 모바일 상품권을 지급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인 13일 실제로 지급이 완료됐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10만원보다 그룹의 지주회사 격이며 각종 투자를 가능하게 한 이마트 사원들을 정 부회장이 행여나 잊지는 않았는지 알고 싶었다"며 "그룹 내에서 이마트에만 지급한다는 건 10만원보다 더 큰 의미로 다가선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임금 협상과 관련해서도 "이번 임금 협상에서 비록 노조의 요구안이 다 수용되진 않았지만 동종 업계 최고 대우를 해준 것에 대해 우리 조합원들은 자부심을 느낀다"며 "현재 유통업이 직면한 현실을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하는 듯한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보고 있는데, 지구를 지키는 것에 노사가 따로 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조는 "이번 2023년 임금협상 기간 진정성을 보여준 강희석 대표와 정용진 부회장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회사가 앞날을 전국이마트노조와 함께 고민하며 이마트 영광을 재현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은 평소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반 시민들과도 격의없이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재계 오너 경영자로선 극히 이례적으로 지인들을 위해 요리를 하는 모습이나, 쌍둥이 자녀들과 식사하는 모습, 아내와 함께 여행하는 모습, 반려견과 함께하는 모습 등을 공개했다.
일부 게시글에는 팔로워들의 질문에 답을 달며 직접 소통하는 모습도 보여왔다.
일상 외에도 정 부회장의 닮은꼴로 유명한 캐릭터 '제이릴라'를 향한 까칠한 관심을 표해 대중들로부터의 관심도를 높였다. 이에 코오롱FnC의 골프 셀렉샵 '더카트골프'는 제이릴라와 협업한 컬렉션을 론칭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뉴욕 양키스의 양키 스타디움과 텍사스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미닛 메이드 파크, 캘리포니아 샌드에이고 파드리스의 펫코 파크 등 미국프로야구단 홈구장을 방문한 사진을 게재해 야구팬들로부터 환영을 받기도 했다.
야구팬들은 정 부회장이 프로야구 올해 사상 첫 통합 우승 성과를 낸 SSG랜더스의 구단주로서 '청라 돔구장'을 직접 구상하기 위해 메이저리그 구장 투어에 나섰다고 해석했다. 신세계그룹은 스타필드 청라에 돔구장을 함께 세워 최첨단 멀티 스타디움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평소 자유의 가치와 솔직한 의견 공유를 중시하는 것으로 안다"며 "소통 리더십이 유통 등 주력 사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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