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삼 기자] 전국 경찰 수사를 총지휘하는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의 임기 만료가 두 달 뒤로 다가오면서, 경찰 안팎에선 차기 본부장 인선에 대한 관심도 서서히 높아지는 모양새다. 새로이 임명되는 후임자는 윤석열 정부의 첫 국수본부장이기도 하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다음 달께 차기 국수본부장 경력경쟁채용시험 계획을 공고하는 등 공모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초대 국수본부장인 남 본부장의 임기는 내년 2월25일 종료된다.
국수본은 전국 경찰의 수사를 총 지휘하는 조직으로, 검·경 수사권조정에 맞춰 지난해 1월 출범했다. 국수본의 수장인 국수본부장은 경찰 내 두 번째 서열인 치안정감 계급이며,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임기가 2년이고 중임할 수 없다.
계급은 경찰청장(치안총감)보다 아래지만, 수사 영역에서는 못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한다.
국수본부장은 경찰 수사 관련 주요 정책의 총괄·수립·조정·협력에 관한 업무도 수행하지만, 무엇보다 핵심은 개별 사건의 수사에 관해 구체적으로 시·도경찰청장, 경찰서장, 수사부서 소속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는 데 있다. 수사에 있어서는 자신과 같은 계급인 서울경찰청장 등도 지휘하는 것이다.
반면 경찰청장은 일반적 지휘만 가능할 뿐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지휘·감독이 금지돼 있다.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또는 공공의 안전 등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긴급하고 중요한 사건'에 한해서만 예외적으로 수사지휘가 가능한데, 이마저도 국수본부장을 통해야한다. 사실상 국수본부장이 경찰 수사의 최종 책임자인 셈이다.
또 다른 특징은 개방직이라 현재 경찰이 아닌 이들도 자격 요건을 갖추면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경찰법에 따르면 국수본부장 자격 요건은 ▲10년 이상 수사업무에 종사한 고위공무원 등 재직 경력자 ▲판사·검사·변호사 경력 10년 이상자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에서 법률 사무에 10년 이상 근무한 변호사 자격 소지자 ▲대학이나 공인된 연구기관에서 법률학·경찰학 분야 조교수 이상 직이나 이에 상당하는 직에 10년 이상 있었던 자 등이다.
국수본부장 선발절차는 원서 접수 이후 서류심사, 신체검사, 종합심사 순으로 진행된다. 경찰청은 외부전문가 등으로 구성되는 임용후보자 종합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심사를 진행하게 된다. 그 뒤 경찰청장이 추천하고 행정안전부 장관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용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최종 임용권자가 대통령인 만큼,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될 공산이 크다.
경찰 안팎에서는 처음으로 외부 출신 국수본부장이 탄생할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국수본부장이 실질적으로 독립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외부 출신 인사가 부임해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경찰청이 지난해 1월1~11일 진행한 초대 국수본부장 직위 공모의 경우 경찰 내부 인사 외에도 판사 및 변호사 경력을 갖춘 법조인, 경찰 출신 변호사 등 총 5명이 지원한 바 있다.
특히 현 정부 출범 초기에는 경찰 견제를 위해 차기 국수본부장으로 검사 출신이 올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국수본은 검사의 지휘를 받지 않는 1차 수사 종결권을 확보한 검·경 수사권 조정의 결과물이라는 상징성이 있어 검사 출신 인사가 발탁될 경우 경찰 내부에서는 민감하게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