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삼 기자] 경찰이 서울 강서구와 인천 일대에서 무자본 갭투자로 빌라와 오피스텔 여러 채를 갖고 있다가 숨진 '빌라왕' 2명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전날 임대인 40대 정모씨, 송모(27)씨 사건을 각각 서울경찰청과 인천경찰청에 하달했다.
이들 사건은 국토교통부가 지난 3일 수사 의뢰한 것으로, 사건을 하달 받은 시도청들은 넘겨받은 자료를 검토해 곧 사건을 관련 부서에 배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전세 사기 피해 임차인들에 따르면, 정씨는 서울 강서구 일대에서 갭투자로 빌라와 오피스텔 240채를 매입해 임차인을 들였다가 지난해 7월 사망했다.
송씨도 인천 미추홀구에서 빌라와 오피스텔 60여채를 보유하고 있다가 지난달 12일 숨졌다.
이들은 모두 자기자본 없이 세입자를 끼고 전세보증금으로 다른 주택을 사들이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다수의 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실거래가보다 전세금이 높은 '깡통전세'가 발생하게 돼, 임대인이 후속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거나 전세 시세가 하락해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세입자가 떠안게 된다.
이중 정씨는 '원조 빌라왕' 김씨와 같은 건물의 다른 호수 주택을 다수 소유하고 있어, 이들 사건이 서로 연결돼 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원조 빌라왕으로 불리는 김씨는 갭투자로 수도권 일대에서 빌라 1139채를 사들였다가 세입자들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지난해 10월 지병으로 숨졌다.
지난달 27일 세종시에서 열린 피해자들의 기자회견에서 정모씨 사건 피해자는 "임대인이 사망한 작년 7월 30일 직전인 작년 4월부터 7월 말까지 집중적으로 계약이 진행됐고, 사망 하루 전인 7월29일까지 계약한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송씨도 같은 건물에 다수의 주택을 보유한 지인 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때문에 경찰은 이들 사건의 공범 및 배후 여부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사망한 김씨 사건과 관련, 전세사기 혐의로 법인 관계자, 건축주, 분양대행업자 등 공범으로 지목된 5명을 입건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