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서울시향 차기 음악감독인 지휘자 얍 판 츠베덴,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 (사진=서울시향/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김부삼 기자] 국내 대표 오케스트라인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동시에 출격하며 2023년 시즌의 문을 활짝 연다.
두 오케스트라는 12일 연주회를 열고 맞대결을 펼친다. 서울시향은 차기 음악감독인 얍 판 츠베덴이 지휘봉을 잡고 롯데콘서트홀에 오른다. 국립심포니는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이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시즌 오프닝 공연으로 취임 두 번째 해를 연다.

◆서울시향, 츠베덴과 브람스 교향곡 1번
2024년부터 서울시향 음악감독으로 나서는 츠베덴이 서울시향과 선보이는 첫 무대다. 당초 7월 공연을 계획했으나 예정보다 일찍 국내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지난해 임기를 마친 오스모 벤스케 음악감독이 시벨리우스 사이클을 이어갈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럽게 낙상 사고를 당하면서 츠베덴이 구원투수로 나서게 됐다.
앞서 츠베덴도 "서울시향 단원들을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에 한국행을 결심했다. 단원들과의 만남이 무척 기대되며, 관객들과도 하루빨리 만나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츠베덴은 고유 레퍼토리 중 하나인 브람스 교향곡 1번을 지휘한다. 브람스가 무려 21년의 세월이 걸려 작곡한 곡으로 그의 교향곡 중 가장 극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베토벤의 교향곡 10번'으로 불리기도 하며 베토벤을 연상시키는 선율이 특징이다.
약 45분의 연주로 1부를 꽉 채운 뒤에는 2부에서 세 곡을 들려준다. 바그너의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전주곡,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전주곡과 사랑의 죽음은 츠베덴이 직접 고른 프로그램이다. 그는 홍콩 필하모닉과 바그너의 '링 사이클'을 녹음하는 등 바그너에 일가견이 있다. 공연의 대미는 '왈츠의 왕'으로 불리는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박쥐' 서곡으로 활기찬 분위기로 마무리한다. 연주회는 13일에도 진행된다.
네덜란드 출신의 츠베덴은 현재 뉴욕 필하모닉과 홍콩 필하모닉 음악감독으로 재임 중이다. 오케스트라 드 파리, 암스테르담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관현악단, 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등에서 객원 지휘자로도 활약하고 있는 세계적 거장이다.

◆라일란트, 두 번째 해…국립심포니와 슈만 교향곡 3번
지난해 취임해 국립심포니와 두 번째 해를 여는 라일란트 감독은 다채로운 음악으로 시즌을 시작한다. 관현악, 발레, 오페라는 물론 국악과의 협업으로 풍성한 음악 선물을 준비했다.
라일란트는 슈만의 음악으로 새해를 맞이한다. 지난해 슈만 교향곡 2번에 이어 올해는 슈만 교향곡 3번으로 포문을 연다. 1850년 독일 뒤셀도르프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음악감독으로 새로운 출발을 한 슈만의 희망과 포부가 담긴 곡이다. 뒤셀도르프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슈만 게스트' 지휘자이자 '슈만 스페셜리스트'로 활약하는 라일란트만의 해석을 선보일 예정이다.
2부는 발레와 오페라, 국악까지 아우르는 무대로 꾸며진다. 프로코피예프의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 모음곡을 우루과이 국립발레단 출신 발레리노 윤별의 창작 안무로 만날 수 있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오페라 '카르멘'도 무대에 오른다. 집시여인 카르멘과 군인 돈 호세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로, 대표적 아리아인 '하바네라', '투우사의 노래', '집시의 노래'를 선사한다. 메조소프라노 김정미와 바리톤 고성현이 함께한다.
오케스트라와 국악이 함께하는 동서양의 하모니도 이뤄진다. '팬텀싱어3'의 '라비던스'로 대중적 인기를 끈 소리꾼 고영열이 작곡한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와 우효원 작곡의 '북'을 들려준다. 오케스트라 연주에 맞게 편곡됐다. 라일란트가 국악과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고영열과 고수 고석진이 무대에 선다.
KBS교향악단은 오는 2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올해 첫 정기연주회를 올린다. 두 번째 시즌을 맞는 피에타리 잉키넨 음악감독이 말러의 '교향곡 제5번'을 지휘한다.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 A단조를 협연한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