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2금융권의 고금리 신용대출을 연10% 미만의 은행권 대출로 바꿔주는 'KB국민희망대출'을 오늘 출시했다. 사진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에서 고객이 상담받는 모습. 2023.03.27.

[김부삼 기자] KB국민은행이 2금융권에서 받은 고금리 신용대출을 연 10% 미만으로 대환해주는 희망대출 상품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하지만 다중채무나 저신용 등의 이유로 대환을 거절당했다는 사례가 늘면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지난 27일 출시한 'KB국민희망대출'은 기존 카드론과 저축은행 대출 등을 이용한 고객들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타면서 문의가 늘고 있다. 출시 이틀 만에 영업점 창구를 찾는 중저신용자가 몰리며 적용금리 인하에 대한 높은 수요를 나타내는 상황이다.
수요가 쏠리는 만큼 온라인 게시판 등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대환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 영업지점을 찾았다는 사례들이 올라오는 중이다. 대출 고객층 중에서는 대환에 성공했다는 사례보다는 거절당했다는 사례가 많고, 국민은행이 제시한 것과 기준이 다르다는 불만도 나온다.
고객 A씨는 "KB국민희망대출 소개 내용에서 다중채무자도 대환이 된다고 해서 은행을 찾았는데, 근속기간이나 연봉 등 조건이 되는데도 다중채무자라서 어렵다며 부결이 나왔다"며 "회사 반차까지 써가며 희망대출을 기대했는데 희망고문만 됐다"고 토로했다.
다른 고객 B씨는 "타행 거래자도 대환이 된다고 했는데 국민은행 거래내역이 없다고 거절당했다"며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은 승인을 받는 경우가 없는 것 같다. 중저신용자를 위한 게 아닌 정부 압박에 눈치보기식으로 내놓은 상품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희망대출을 찾은 고객들은 정작 다중채무나 저신용, 타행거래 등의 이유로 부결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불만을 쏟는다. 국민은행이 당초 제시한 기준보다 실제 대출 문턱이 훨씬 높다는 비판이다.
이에 대해 은행 측은 기존보다 대환 승인 요건을 많이 낮췄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은 KB국민희망대출을 출시하면서 최대한 많은 금융소비자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대상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고 밝혔다. 자체 내부평가모델을 활용해 일반적으로 은행권 대출이 어려운 다중채무자 등 중저신용 차주들도 이용할 수 있게 했다는 설명이다.
또 다중채무자라고 하더라도 별도의 감액이나 거절 기준 없이 신용등급에 따라 최대 1억원까지 한도를 부여한다고 소개했다. 최종 대출금액은 고객이 현재 보유한 2금융권 신용대출의 상환금액으로, 고객별 금융기관 대출잔액과 소득금액에 따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범위 내에서 대환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내용으로 중저신용자들의 대환대출 기대감이 한껏 고조된 반면, 은행에서는 연체나 미상환 리스크를 피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심사 과정에서 입장차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요건을 완화해 문턱을 낮췄지만 개인마다 신용등급과 소득 등 상환 여력, 연체 이력 등 따져봐야 하는 여러 가지 조건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어떤 기준 이상이 돼야 대환이 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