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태 기자]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전원(간사 윤건영, 김병기, 김의겸, 박홍근, 소병철, 이원욱, 이인영)이 오늘(17일) 정보위원회 전체회의 개회요구서를 제출했다. 안건은 미국 정보기관의 도청 의혹 관련 현안 보고였다.

이는 여당인 국민의힘이 국회 정보위 개최를 차일피일 미루는 데 따른 것이다. 통상 상임위는 여야 간사 합의에 따라 일정이 정해지지만, 여당이 정보위 개최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민주당은 단독으로 상임위 개최를 공식 요구한 것이다.

국회법 제52조(위원회의 개최)는 재적위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위원회는 개회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민주당은 오는 4월 20일(목) 오후 2시 30분, 개회를 요구했다.

민주당이 공식적으로 회의 개최를 추진하는 만큼, 국민의힘 입장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당초 여야 간사는 정보위 소집에 합의했으나, 대통령실이 해당 문건은 ‘조작’이라고 밝힌 이후 당초 합의를 뒤집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위 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은 “대한민국 최고기관이 도청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마당에 정보위를 4월 말 한미정상회담 이후에 개최하자는 여당의 입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최근 미국 언론에 의해 보도된 미국의 기밀 문건 가운데는 대한민국 정부의 내부 논의 관련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 이 문건에는 정보의 출처로 ‘시긴트(통신 감청)’라 명시되어 있어, 용산 대통령실과 관련자들에 대한 도청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민주당은 국정원은 국정원법에 따라 “국가 기밀에 속하는 문서ㆍ자재ㆍ시설ㆍ지역 및 국가안전보장에 한정된 국가 기밀을 취급하는 인원에 대한 보안 업무”를 담당하게 되어 있는 만큼, 이번 사안과 관련한 국정원의 사전, 사후 조치 및 도청과 관련해 파악된 내용과 시점에 대한 확인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국정원은 이번 도청 사안과 관련한 윤건영 의원의 보고 요구와 관련해, 약속했던 보고 시간 직전 보고를 돌연 취소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윤건영 의원은 “야당 간사에 대한 대면보고가 약속 시간 5분 전 취소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사실 확인이 덜 됐다고 핑계를 대지만, 보고 취소의 배경에 누군가의 지시가 있었거나 윤석열 정부가 무엇인가를 감추려고 하는 것 아닌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유한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