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태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 서비스연맹 특성화고노동조합(이하 특고노조)은 30일 오전 11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간호조무사 실습생 최저임금 청구 소송을 한다고 밝혔다.

간호조무사가 되기 위해서 의료법, 간호조무사 및 의료유사업장에 관한 규칙 등에서 ‘이론교육 780시간과 실습 780시간’을 거쳐야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데, 780시간의 실습에서 제대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실습생이 병원의 부족한 인력 충당을 위해 활용되며, 병원의 온갖 잡일을 떠맡게 되어 무료노무인력으로 전략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2022년 특고노조에서 ‘간호조무사 실습생 실태조사 및 법적 보호방안 발표회’를 통해, 실습경험자 63% 이상이 ‘실습이 교육보다 노동에 가깝다’고 느낀 점, 변호사와 노무사가 ‘간호조무사 실습생과 병원장 사이 사용종속관계가 있기에 노동자성 인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발표하였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서현 특고노조 위원장은 “간호조무사 자격시험에 매년 약 4만여명 이상이 응시한다는 점에서 매년 4만여 명의 간호조무사 실습생이 약 5개월동안 무임금노동을 하고 있다. 실습생들은 자신들을 정부가 허락한 노예라고 부른다. 병원은 실습생을 받으면서 그 숫자만큼의 인건비로 이윤을 창출하고 있다. 그리고 실습에 대해서 보건복지부가 기준을 정하고, 관리감독하고 있는데, 정부가 실습이라는 명목으로 학생들의 노동마저도 착취하고 있는 것 아니냐” 고 병원과 보건복지부를 규탄하였다.

소송에 참여하는 유00 조합원은 “2021년 산부인과 병원에서 실습했는데 하루 수백명의 환자들이 오는 병원에서는 정말 많은 양의 설거지, 빨래가 생겨난다. 직원들은 이 많은 양의 잡무를 손 하나 까딱 안하고 전부 나에게 떠넘겼다. 심지어 은행, 약국 심부름까지 했다. 실습생은 배우러 온 사람이 아닌 그저 공짜 심부름꾼이 불과했다. 배운 것이 없어서 실습기간에 최고의 스승은 유튜브와 인터넷이었다.” 고 밝혔다.

두 번째 소송 원고인 임정은 조합원은 “실습기간 동안 청소와 혈압 및 체온 체크하는 단수업무를 하다가 MRI검사 안내 업무를 했다. 하지만 MRI검사실에 새 직원이 채용되자 급하게 다른 부서로 옮겨지고 새로운 잡무를 요구받았다. 새로운 것을 물어보면 인터넷으로 찾아보라는 답변만 들었다. 실습 과정에서 노동을 한 것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소송을 함께 준비한 김진형 변호사는 임금 청구 소송의 법적 근거에 대해 발언했다. “대법원은 근로자의 판단기준에 대해 계약의 형식보다 실질에 있어서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판례의 기준에 따를 때, 간호조무사 실습생들이 순수하게 교육이나 훈련을 받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의료기관종사자들의 지시와 명령을 받아 근로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마땅히 근로자로 보아야 하고, 그렇다면 최저임금 이상의 급여를 지급하고 적절한 휴식을 보장하며 업무상 재해에 대한 보호를 해주는 것이 마땅하다.

법의 사각지대에서 근로기준법과 근로자보호를 위한 규정의 적용을 받지 못하고 무임금노동을 강요받고 있는 간호조무사 실습생들의 권리를 보장받기 위하여 임금청구소송을 제기하게 되었다.” 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이후로 실습했던 소장 제출 및 실습비 청구 촉구하는 1인시위를 병원 앞에서 할 예정이다.

특고노조는 현재 ‘간호조무사 실습제도 개선을 위한 간호조무사 실습생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음주 보건복지부장관에게 1차 제출하여 실습제도 개선 운동을 벌여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유한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