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태 기자] 동남아 시장에서 중국의 주도권이 점점 더 확대·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도 국제기구 분담금이 1조 5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아 지역이 미국의 중국 배제 전략에 대응하는 우회 전략 지역으로 우호적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결과이다.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 중랑을)이 동아대 김완중 교수와 함께 수행한 ‘미중 갈등 속 대한민국의 대응방안-동남아에 대한 동북아의 수출구조와 한국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한중일의 동남아에 대한 상품 수출에서 중국 비중이 2022년에는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중국과 비슷한 수준이었던 일본은 이후 급속히 줄어들어 2022년에는 한국보다도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동남아 국가 중 베트남의 시스템 반도체, 메모리 반도체 수입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고 밝히며 미국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고자 할 경우 동남아 국가 중 주요 반도체 수입시장인 베트남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생산단계별로 동남아의 수입현황을 살펴본 결과 중국의 영향력이 중간재와 최종재 모두에 있어서 압도적으로 높고 더욱 강화되고 있으므로 IPEF 등을 통해 미국과 일본이 동남아 국가들과 연대하여 글로벌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전략은 현실적으로 성공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중일의 동남아지역에 대한 상품 수출대상국 구조는 선발국인 ASEAN6(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싱가폴, 브루나이)에 대한 수출 비중 축소와 후발국인 CLMV(캄보디아, 하오스, 미얀마, 베트남)에 대한 수출 비중 확대로 크게 변화했다. 특히 한국은 베트남에 대한 수출이 2007년 14.9%에서 2010년대 중후반 이후 약 50%대로 급상승하면서 특정국가에 대한 수출집중도가 완화된 중국이나 일본과 반대의 양상을 보였다.

보고서는 동남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일본에 비해 한국만 특정국가의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수출비중이 높지 않은 국가에 대한 통상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아세안 정책에서 통상과 안보 이슈를 분리하여 우호적 대외 여건을 조성하고 동남아 국가 중 핵심국가들과 외교관계 격상 및 이전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계승·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홍근 의원은 “동남아의 경제적·지정학적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는 만큼 견고한 관계를 형성하고 무역 틈새를 파고 들 수 있는 실리외교전략을 세우길 바란다”고 자료집 발간 배경을 밝혔다.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유한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