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5구역 조합이 배포한 동영상 캡쳐

[서울/김종돈 기자] 서울시 은평구 지하철 3호선 불광역과 6호선 독바위역 사이에 위치한 불광5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조합장 조광흠)이 은광교회(목사 성백용) 제척과 정비계획변경을 위한 진통을 겪고 있다.
은광교회는 제적을 원해왔기 때문에 조합에 협조를 구해왔으며, 조합 역시 2021년 총회부터 은광교회 제척을 위한 총회의결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그러나 조합은 사업시행인가 변경안에 은광교회 제척을 반영하지 않고 은평구청에 접수했으며, 종교부지협의체를 작년 말에야 구성했다. 이에 대해서 은광교회는 조합이 제척이 아니라 현금청산 방식으로 처리할 것이라는 우려 끝에 지난 11월부터 은평구청 앞에서 연일 집회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초에 열린 대의원회에서 조합장이 기존의 25층 설계에서 35층 설계로 변경하여 동수를 줄이고 층수를 높이겠다고 선언한 뒤로 정비업체를 교체했고 건설관리업체(CM)를 추가로 용역 선정했다.
은광교회를 제척하고 층수를 변경할 경우 정비구역지정부터 건축심의, 사업시행인가변경을 거쳐 관리처분계획을 새롭게 수립해야 한다. 현재 불광5구역은 사업시행인가 변경 단계에 있지만, 정비사업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조합은 2019년 당시 민간설계에서 공공설계로 변경하면서 이미 2년의 시간을 허비한 상태였다.
조합은 이 모든 과정을 단기간에 거쳐서 재개발을 추진하겠다고 하지만, 정비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합의 접근법은 조합원들에 대한 눈속임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GS건설이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태 이후로 재무상태에 빨간 불이 켜지고 기업이미지가 훼손된 상황에서 지난해 말 배포한 주주보고서에는 불광5구역의 착공 예정일이 2028년 1월 1일로 적시되어 있다.
이에 대하여 정비업계의 전문가들은 시공사의 지위와 상황을 고려하면 조합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더라도 많은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자금력뿐만 아니라 GS건설이 수주해 놓은 정비사업지가 워낙 많아서 사업들이 줄줄이 밀릴 것으로 보는 이유이다.
최근 불광5구역 조합원들이 모인 단톡방에서는 사업이 기약없이 지연되고 교회문제가 답보상태에 놓인 것 때문에 조합장에 대한 해임 의견이 분출되고 있다. 다만 조합장 임기가 올해 7월 16일이기 때문에 연임에 반대하는 것으로 집행부를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도 분분하다.
바로 인근에는 공사비 미지급과 조합의 내분으로 대조1구역 공사가 멈춘 상태인데, 불광5구역 사업도 지지부진하기 때문에 조합원들은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A 조합원은 ‘조합이 시공사의 눈치를 보느라 사업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조합원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조합이 사업추진 내용을 솔직하게 공개하고 조합원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게 맞지 않나. 갈현1구역은 이주도 마무리하고 철거에 들어갔다는데, 은평 재개발 3대장 중에 가장 빨리 추진되던 우리 구역이 왜 가장 느린 사업지로 뒤쳐졌는지 답답한 노릇이다. 조합원들은 협조를 해줬는데, 조합집행부가 문제라는 의견이 많다.’라고 말했다.
한편, 은평구 불광동 238 일대 약 11만7939㎡에 걸친 불광5구역은 재개발을 통해 지하 3층~지상 24층, 32개 동, 총 2387가구(임대 374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주택형별로 전용 39·45·53·59·83·100·124㎡ 등이 공급될 예정이다.

서울/김종돈 기자 kimjd2020@naver.com 서울/김종돈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