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의 이 조례안 발의는 현재의 여건상 통과되지 않을 소지가 많은데도 이를 모를 리 없는 국힘이 돌연 시도한 것을 두고 의미에 해석이 분분하다.
이동환 시장이 지난해 1월 백석동 요진시티 기부체납 건물로 이전을 추진한 이후 이 시장과 여야를 막론한 덕양 쪽 정치인, 시의원들과 대립했다. 그러나 국힘의 이번 조례안 제출로 시의회에서의 여·야 간 대립으로 옮아가는 형국이 됐다.
30일 시의회와 지역정가에 따르면 국민 신현철(송포동, 덕이동, 가좌동)시의원이 오는 3일 열리는 제284회 정례회에서 시청사 논쟁을 둘러싼 갈등해결을 위해‘고양시 신청사 시민참여 및 소통에 관한 조례’를 대표 발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례안 통과는 쉽지 않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으로 출마했던 김성회·한준호·이기헌·김영환 국회의원 등 4명은 지역을 떠나 기존의 ‘주교동 신청사 원안존치’를 공약하면서 민주당은 자연스럽게 당론이나 마찬가지가 됐다.
이 때문에 그동안 주교동 신청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고양시갑 선거구 외에는 관망하던 민주당 시의원들도 하나같이‘원안존치’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사정이 다르다. 이 시장이 백석동 이전을 추진한 이후 여타 지역 시의원들의 관망 속에서도 덕양 쪽 지역시의원들은‘주교동 원안존치’를 요구해왔고 이번 총선에서 고양시갑 한창섭 후보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이 조례가 상임위인 건설교통위원회를 넘어서기도 쉽지 않지만 통과되더라고 본회의에서는 민주당 시의원 17명의 반대로도 가결이 어렵다. 더욱이 덕양 쪽 국힘 시의원들도 가세할 수 있는 만큼 채택되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힘에서 조례안을 들고 나온 이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현철 시의원은 보도 자료를 통해 “시민이 직접 의견을 내고 판단하는 시민 숙의 과정 속에 합의를 도출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조례를 발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지난 민선7기와 민선8기를 거치면서 새로운 청사를 추진해 왔지만 매번 잡음과 혼란이 끊이지 않았다”며“이는 청사의 주인은 곧 시민인데 정작 청사와 관련된 정책 결정에서 진정한 청사의 주인인 시민의 의견이 수렴되거나 그 생각을 담으려고 하는 노력이 없어 결국 시청사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시민참여의 부재”라고 주장했다.
이어“청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시민을 논의의 한가운데로 끌어들이는 것”이라며“투명한 정보를 바탕으로 시민이 직접 의견을 내고 판단하는 숙의민주주의 과정을 거친다면 지지부진한 신청사 관련 논쟁의 해결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임홍렬 시의원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임 시의원은 “2019년 ‘지방자치법’에 근거해 청사 부지를 선정한 이래 6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신청사 건립을 추진해왔는데 이를 전면 백지화하는 취지의 조례 제정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 조례안이 제정되면 행정기본법과 행정절차법 등에서 규정하고 있는 많은 규정들을 위반할 소지가 다분하다”며“설계용역비 53억 원을 포함한 68억 원의 예산이 신청사 건립에 투입됐기 때문에 이 상태로 신청사 위치를 변경하면 ‘배임의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형사적 책임도 언급했다.
이어“조례안에서 ‘건립’이라는 용어를 오용, 혼용하는 데에는 다른 의도가 있다”며“시의 신청사건립단은 신청사를 신축하기 위해 만든 부서이지,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기부채납 받은 건물에 이전하기 위한 업무부서가 아니고 조례안이 통과되면 현재 양두구육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부서의 업무를 합리화하기 위해 쓴 궁여지책”이라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신 시의원은 “일각에서 주장하는 조례의 부당위성에 대해 발의와 제정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것을 법률전문가를 통해 확인했다”며“기존 신청사 건립계획을 백지화하려는 의도라는 일각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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