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태 기자] 국회기후변화포럼(공동대표 한정애·정희용)은 23일(금)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제도의 평가와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는 기후포럼 소속 의원인 한정애 의원(공동대표), 추미애 의원, 김성회 의원(연구책임의원)이 참여했고, 안호영 국회 환경노동위원장과 기재위 소속인 김영환 의원 등이 함께했다.

이날 세미나는 김일중 포럼 공동대표(환경정의 고문·동국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고, 진익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국장이 주제발제로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제도의 평가와 개선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토론자로는 허경선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아태재정협력센터장, 이동규 서울시립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정책위원, 노동운 한양대학교 글로벌기후환경학과 교수, 김진식 환경부 기후전략과장이 자리했다.

진익 국장은 국회예산정책처에서 올해 7월 발간한 ‘2023회계연도 온실가스감축인지 결산서 분석’자료를 토대로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진 국장은 “탄소중립기본법령은 예산과 기금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재정 운영에 반영하는 것을 중요하게 제시했으나 국가재정법은 재정 반영은 잘 안 보이고 사업 범위 또한 좁혀놓은 것 같다. 시행 초기라 그런지 많은 문제가 나타나는데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제대로 모니터링하지 않는다면 10년 전에 도입된 성인지예산처럼 형식만 남을 수 있다. 앞으로 2 ~ 3년이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된다.”고 말했다.

진 국장은 “정부 결산서를 보면 사업이 감축사업만 있고 배출 유발 사업, 조세 지출, 기후 적응 관련 사업 등은 담겨있지 않다. (이런 문제로) 23회계연도 국가 재정 총 지출은 640조원이나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의) 집행액은 10.6조원, 사업은 615개로 그 비중이 1.8%밖에 안되는 수준이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23회계연도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 중 가장 비중이 높은 게 수송 부문이고, 그 중 가장 큰 부문이 무공해차 지원이다. 그런데 2023년 국내에서 판매된 친환경차 55.1만대 중 외국산이 14.4만대로 26.1%이다. 국내 해상풍력도 기자재 대부분이 수입산으로 재정 지출의 효과가 국외로 유출될 위험이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현재 국제감축으로 온실가스 감축성과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앞으로도 국제감축사업을 적극 활용할 계획으로 (관련 예산을) 더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국제감축사업은 해외 에너지 개발사업과 밀접하게 관계가 있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불확실성이 높으며, 실패할 확률도 높아 현 시점에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도 토론자 대부분이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제도가 정부 예산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재정운영에 반영하는 것이 목적임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한 문제를 지적했다.

허선경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아태재정협력센터장은 “기후 주류화를 위해서는 지금 한정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만 적용되는 사업 선정을 기준을 ‘온실가스 배출’로 확대하고, 온실가스감축량에 대해 확인하지 못하는 사업이 상당수로 온실가스 감축량을 모니터링하고 측정하기 위한 계획 마련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이동규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는 “현재 온실가스감축인지 예·결산서에는 온실가스 감축사업의 총 예산 규모와 그로 인한 감축량 위주로 구성되어 있으나 효율적인 예산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동일 목적의 사업에 대해 주요 대안별 예상 감축효과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에 대한 정보 제공이 중요하다” 고 강조했다.

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현재 감축만 보는 예산제도는 역설적으로 다른 사업에 의해 증가되는 유입량에 대한 판단을 ‘보이지 않게 한다’는 점에서 기후위기를 초래한 현재의 저량에 대한 진단과 더불어 이를 감축하는 경로와 동시에 지속적으로 유입하는 경로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운 한양대학교 글로벌기후환경학과 교수는 “온실가스 감축 인지예산제의 취지가 예산과 기금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재정운영에 반영하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온실가스 인지예산과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와의 연계가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식 환경부 기후전략과장은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을 좀 더 정확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매년 진행되는 경과와 정부 대책이 국가온실가스 감축량으로 연결되는지를 면밀히 들여다보면서 예산을 수정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 기재부와 협력해서 그런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포럼 대표의원인 한정애 의원은“NDC 달성과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선 모든 부처가, 예산서를 써 낼 때 각 사업별로 배출사업, 감축사업, 적응사업 등으로 분류를 하도록 하고, 연도별 목표량을 수립하고 관리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법에 관련 규정이 두어 중앙부처, 각 지자체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유한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