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태 기자] 지난해 5월 한국언론진흥재단(이하 언론재단) 내에 만들어졌던 ‘가짜뉴스 피해 신고·상담센터’가 올해 6월 말 문을 닫은 것으로 확인됐다. 가짜뉴스를 유형화하고, 관련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공개하겠다며 센터를 개소한 지 1년 2개월 만이다.

언론재단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재단은 올해 2월 조직개편을 통해 당초 5명이던 ‘가짜뉴스 피해 신고·상담센터’ 인력을 2명으로 축소한 뒤, 다시 지난달 정기인사를 통해 상담인력 1명만 남긴 뒤 기존 미디어교육팀에 배치했다. ‘가짜뉴스 피해 신고·상담센터’가 문을 닫은 것이다.

‘가짜뉴스 피해 신고·상담센터’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1년간 접수 받은 신고상담 건수는 총 86건(중복 신고횟수 제외)이다. 월평균 6.1건의 전화를 받은 셈이다.

언론재단 관계자는 “대부분 피해사실 확인이 불가하거나 SNS상의 정보에 대한 불만 등 기타 사유”라며 “특정 연예인 팬덤층이 (사건을 기사화한) 언론기사를 ‘가짜뉴스’라고 신고한 것들이 신고 건수의 대다수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언론재단 ‘가짜뉴스 피해 신고·상담센터’는 지난해 5월 9일 개소했다.

지난해 3월부터 윤석열 대통령은 각종 공식석상에서 “가짜뉴스가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는 발언을 쏟아냈고,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4월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언론재단 내에 ‘가짜뉴스 신고·상담센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보도자료에서 가짜뉴스를 “사회갈등과 반목을 조장하는 악성정보 전염병”으로 규정하면서 ‘가짜뉴스 피해 신고·상담센터’를 설치해 ▲가짜뉴스로 인한 국민 피해 신고를 접수받고 구제 절차에 대한 상담을 제공할 계획이며 ▲가짜뉴스 유형화 ▲관련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공개 ▲언론중재위에 가짜뉴스 사례 전달 ▲피해구제 사례집과 대응 매뉴얼도 발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언론재단이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언론재단은 가짜뉴스를 유형화하거나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지 못했다. 언론중재위에 가짜뉴스 사례를 전달하지도, 피해구제 사례집도 만들지 못했다. 처음부터 언론재단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언론재단은 신문법에 규정된 언론진흥기관으로서, 가짜뉴스를 유형화할 권한도, 가짜뉴스에 대한 행정처분을 할 권한도 없는 데다, 실제 개소 이후 센터는 신고건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구제 절차를 안내하는 정도의 업무를 수행했다.

언론재단 관계자는 ‘가짜뉴스 피해 신고·상담센터’를 없앤 것에 대해 “사실상 재단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며 “재단이 보다 더 잘할 수 있는 가짜뉴스 대응 및 예방을 위한 미디어교육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이기헌 의원은 “대통령 말 한마디에 문체부가 보여주기식으로 급조해 만든 전시성 사업의 대표적 사례”라며 “문체부가 대통령 심기보좌를 하기 위해 언론재단의 팔을 비틀어 급조해 낸 사업에 행정력과 예산 낭비가 있었던 만큼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유한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