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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조합은 서울시 서부교육지원청이 구역 내의 학교용지에 초등학교 신설을 하지 않겠다는 결정의 의미 등을 조합원들에게 상세하게 보고하면서 설계용역업체 임원과 시공사의 현장 소장, 정비업체 담당자를 총회장에 배석시켜서 해당 안건에 대한 조합원들의 질의와 답변까지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조합원들이 학교용지 해제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비대위가 강성화될 정도로 갈등이 증폭되었다. 이런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서 조합은 학교용지를 해제하고 그 부지를 대지로 용도 변경하여 적게는 300여 세대, 많게는 400여 세대의 신축아파트를 추가로 건축해서 100퍼센트 일반분양하면 3천억 이상의 수익을 올려 조합원 부담금이 거의 안 나올 거라는 기대감을 조합원들에게 심어주었고, 결국 학교용지 해제 안건이 조합원 과반 찬성으로 가결 통과되었다.
관리처분계획안에서 중대한 변경 건이 조합원 전체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조합은 학교용지의 해제를 조합원 과반의 동의 조건으로 통과시켰다고 공표했다. 서울시 서부교육지원청이 학교를 짓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고 조합은 그 결정을 수용할지 거부할지를 결정하는 안건이었다는 논리를 펼친 것이다. 그리고 은평구청 역시 이러한 조합의 결정을 존중하여 직권으로 정비계획 변경 절차를 밟기로 했다.
그러나 2023년 5월 조합은 은평구청이 갈현1구역 아파트 신축부지 내의 공원용지에 은평구민을 위한 체육시설, 인라인 스케이트장 신설을 요구하고 서울시가 2021년 개정된 조례에 따라 임대주택 전체를 59제곱미터 이상으로 지으라고 요구한 사항에 반발하며, 그럴 바에는 차라리 학교용지에 신축아파트를 짓지 않고 관리처분인가(안) 원안대로 학교용지를 존치하는 게 낫다고 결정했다. 조합은 그러한 결정을 은평구청에 통보하며 정비구역지정변경 심의 논의를 전면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은평구청은 일단 조합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였다.
문제는 해당 학교용지를 존치하려면 지난 2022년 7월 총회의 의결 사항, 즉 학교부지를 해제하겠다는 안건을 번복해야 하므로 은평구청이 조합에 총회를 열어서 3분의 2 이상 조합원의 찬성으로 다시 의결해야 하나, 그 경우 총회 비용이 발생하므로 전체 조합원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서를 받아오면 정비계획 변경 절차에 반영해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조합은 은평구청의 요구를 외면하고 정비계획 변경과 관련한 논의 자체를 중단했다. 본지 기자가 확인한 결과, 조합은 은평구청의 이러한 요구사항을 이사회, 대의원회, 총회에서 논의한 바 없다.
그러다가 2024년 상반기에 정비계획변경을 위한 조합집행부의 논의가 다시 시작되었다. 조합은 올 4월 중순부터 설계업체, 시공사, 정비업체 등 관련 협력업체들과 비정기적인 <설계업체미팅>을 진행해 왔다.
다수의 정비사업지에서 학교용지 문제로 조합원들의 갈등이 심화되어 재개발 사업 진행이 차질을 빚자, 서울시가 올 3월에 학교용지를 공공공지, 즉 공원과 광장의 용도로 변경할 경우 기존의 ‘중대한 변경’이 아닌 ‘경미한 변경’으로 인정해주고 용적률 추가 인센티브를 부여하여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해주겠다며 조례를 개정한 것이 그 촉발제가 된 것이다.
조합은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학교용지를 공공공지로 용도 변경하고 ‘경미한 변경’으로 정비계획안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학교용지 약 7500제곱미터 전체를 서울시에 기부체납하고 약간의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는 것으로 매듭짓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해당 구역은 용적률이 아무리 높아져도 고도제한, 층고제한이 있기 때문에 일부 동들의 최고층수는 올라가도 그에 반비례해서 층수가 더 낮아지는 동들도 나오기 마련이다. 전체 단지의 층수가 상향되는 것이 아니라, 일부는 층수가 상향되고 그 외에는 층수가 오히려 낮아지거나 기존 층수를 유지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조합원들은 이러한 조합의 추진 방향에 대해 강한 불만과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A조합원은 ‘2022년 봄여름에 학교용지를 없애고 신축아파트를 짓겠다며 엄청나게 홍보할 땐 언제고, 2023년에는 정비계획 변경 절차를 자기들 맘대로 중단하여 학교용지를 놔두겠다더니 이제는 학교용지를 몽땅 서울시에 기부체납하겠다는데, 학교도 없어지고 아파트도 없어져서 조합원들은 땅도 뺐기고 분담금도 폭등하게 생겼다. 더 짓겠다던 일반분양 아파트가 사라지면 어디서 그 보상을 받나. 조합원들 재산을 자기들 맘대로 이랬다 저랬다 하는 조합을 더 이상 신뢰할 수가 없다. 이럴 거면 추가로 일반분양 아파트 300세대 짓겠다는 말을 처음부터 하질 말던가, 왜 자꾸 조합원들을 속이고 사업만 지연시키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B조합원은 ‘조합이 뭐든지 조합원들한테 감추고 숨기며 앞에서는 온갖 감언이설로 현혹한 다음에 결국 나중에는 그것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더 이상 그런 막무가내식 행태를 이어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은평구청은 조합의 이러한 잠정적 결정을 환영한다면서도, 설계변경 범위가 경미한 변경이 아니라 중대한 변경인 것은 맞고, 중대한 변경이라도 갈현1구역이 서울시의 통합심의 대상지이므로 최대한 많이 지을 수 있게 설계를 뽑아보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그러나 조합은 이러한 상황에도 경미한 변경 범위 내에서 설계변경, 정비계획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은 아직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학교용지 전체를 서울시에 기부체납하고 그 용지에 신축아파트는 짓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설계미팅을 지난 4월부터 수차례 진행해 오고 있다.
정비계획안 변경 절차를 경미한 변경으로 진행할지, 중대한 변경으로 진행할지를 놓고 집행부 내에 몇 명이서 일부 업체들하고만 논의하며 시간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조합원들에게 모든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업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공론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다음 기사에는 최근 대의원회에서 공개된 정비계획 변경 추진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갈현1구역은 지난 5월부터 철거가 진행되고 있다. 정비계획안과 설계안 변경은 상당히 많은 인허가 절차와 심의를 오랫동안 거쳐야 한다. 조합이 어떤 방식으로 재개발 업무를 처리하느냐에 따라 향후 수년 뒤에 극명한 대조를 이룬 재산상 손익 계산서가 조합원들에게 통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진위원회 시절부터 23년 동안 이끌어 온 유국형 조합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지난 4월 자진 사임했으며, 그 이후로 차명심 총무이사가 조합사무실의 유일한 상근 임원이자 조합장 직무대행자로서 갈현1구역의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현재 갈현1구역의 철거 진행률은 70%에 달하지만, 구역 내의 교회 두 곳이 명도 강제집행 정지 가처분에 따른 법원 공탁을 해놓은 상태에서 사업은 지연될 가능성이 더 높게 점쳐지고 있다. 조합은 내년에 착공계를 제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정비계획변경이 언제 마무리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실착공 일정에 대한 조합의 입장은 아직 확인된 바가 없는 상태이다.
갈현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은 은평구 갈현로41가길 36(갈현동) 일원 23만8966.9㎡를 대상으로 하며, 지하 6층~지상 22층 규모의 공동주택 32개동 4,116가구(임대 620가구 포함) 및 근린생활시설 등을 신축할 계획이다.
단지는 지하철 3·6호선 연신내역과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해 우수한 교통 여건을 갖고 있다. 2024년 말에 개통하는 연신내역 광역급행철도 GTX-A노선을 통해 삼성역까지 9분대로 도착하는 등 강남권으로의 접근성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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