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삼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본예산보다 3조7337억원 늘어난 14조3730억원 규모의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했다.
교육청은 추경에서 증액된 세입 재원의 무려 73%를 사업이 아닌 기금에 적립하기로 했다.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감축 움직임에 맞대응한다는 취지다.
교육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추경으로 교육청의 한 해 살림은 14조3730억원은 올해 본예산 10조6393억원과 비교해 35.1%나 늘었다. 이대우 교육청 예산담당관은 "서울시교육청 개청 이래 추경 액수로는 사상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이는 정부의 세수 추계와 연동되는 교육청의 재원인 교육교부금이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교육교부금 확정·추가분과 지난해 정산금은 총 2조2869억원으로 교육청의 이번 추경 세입 재원 61.3%에 달한다.
교육교부금은 내국세 20.79%와 교육세 일부로 조성되는데, 정부가 2차 추경에서 초과세수를 53조3000억원으로 예측하면서 그에 따라 재원이 늘어난 것이다.
이번 추경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사업이 아닌 각종 기금으로의 전출액으로, 총 추경 규모 72.8%에 달하는 2조7191억원이 편성됐다.
시설공사를 위한 교육시설환경개선기금 1조7423억원, 에듀테크 등 재원인 통합교육재정안정화기금 9620억원, 신청사·연수원 등 건립기금 148억원이다.
지난해 2회 추경(약 7300억원)에서 교육청의 기금 전출액은 38%인 2800억원에 그쳤다. 본예산 기준으로는 지난해 0.1%(114억원), 올해 0.3%(261억원)였다.
교육청은 기금 전출 이유에 대해 "최근의 교육교부금 축소 논란과 경기 하강에 따른 내국세 축소 등 교육교부금 축소 현실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유초중등 교육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미래가 있는 교육을 만드는 데 그 목적이 있다"며 "정부 개편안에 따라 교부금 중 교육세분을 대학·평생교육에 지원할 경우, 교육청 교부금도 약 4000억원 이상 감소된다"고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고등교육 투자를 위해 유초중등 교육 투자를 축소하는 것은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형식"이라며 "정부 방안이 실현되면 고등교육을 받아야 하는 미래 인재를 유초중등에서 제대로 키워내기 어렵다"고 재차 반대 뜻을 표명했다.
한편 교육청은 이번 2회 추경안에서 ▲안전한 학교 2883억원 ▲회복하는 교실과 학교 1676억원 ▲건강한 학생 1139억원 ▲미래와의 만남 1001억원 등의 교육 사업 예산을 각각 증액·추가 편성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학교 산업재해 예방과 등교 확대에 따른 공공요금 지원금을 담은 '학교자율회복지원' 명목으로 1060억원을 편성할 계획이다.
코로나19 방역인력 채용 등 '학교방역 지원'에는 400억원, 최근 고물가로 인한 무상급식 단가 인상 지원을 위해서는 171억원을 각각 증액 투입할 예정이다.
이 밖에 40년 넘은 노후 학교를 고치는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에 480억원,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전수 수요조사를 진행한 뒤 시행하는 노후 급식 조리기구와 보일러 교체 사업에 205억원이 각각 편성됐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