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우민기 기자] 의왕시의회가 지난 17일 열린 302회 임시회에서 의왕시가 제출한 2024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일반회계 세출예산 요구액 687억 원 중 28.5%인 196억 원을 삭감했다.

이는 의왕시 개청 이래 최대 삭감 폭으로 집행부 내부에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시에서는 시민들과 밀접한 사업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결국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라며, 일방적인 예산 삭감을 감행한 시의회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삭감된 내용으로, ▲문화예술회관 건립 사업비 170억 원 ▲백운호수공원 인조잔디 조성공사 7억5천만 원 ▲내손동군부대 재배치를 위한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 변경용역 6천만 원 ▲백운호수제방주차장 엘리베이터 설치 7억 원 ▲어린이 교통안전교육장 조성 1억5천만 원 ▲시민들을 위한 체육시설 운영 대행 사업비 5억8천만 원 등이 있다.

특히, 이번에 삭감된 사업 중에는 시의 역점 추진사업과 시민 숙원사업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피해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예측이다.

무엇보다 지난 2월 착공한 ‘문화예술회관 건립’의 경우 안정적인 예산확보를 통해 본격적인 공사가 이루어져야 함에도, 시의회는 사업비 220억 원 중에 3개월분 공사비 50억 원만 남기고, 나머지 170억 원을 모두 삭감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자행했다.

또한, 시의회가 문화예술회관 건립을 위해 이미 적립된 ‘통합재정안정화기금’ 90억 원을 일반회계로 전출해 사용하는데 제동을 걸어 문화예술회관 건립사업은 점점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아울러, 내손동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인 내손동군부대 재배치 사업 추진에 필요한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 변경용역’ 예산도 삭감돼 시민 숙원사업이 한차례 더 늦춰질 전망이며, 백운호수공원에 조성될 예정인 다목적잔디광장(축구장) 내 인조잔디 조성공사 비용도 전액 삭감됐다.

여기에 더해 교통약자 이동편의를 위한 백운호수제방주차장 엘리베이터 설치와 어린이를 위한 교통안전교육장 신설 예산 또한 전액 삭감됐다.

이외에도 의왕도시공사의 대시민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강사 인건비 및 시설 운영비 예산이 대폭 삭감돼 당장 시설물 관리에 빨간불이 켜짐은 물론 시민들의 이용 편의도 크게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시 관계자는 “아무리 예산심의가 의회의 고유권한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사업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것은 일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성토하면서 “이번 예산심의는 시민들의 편의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당리당략에 의한 정치적인 심의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성제 의왕시장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말고 시민의 편에서 시민들이 원하는 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살펴봐 달라”며, “시와 시의회가 오직 시민만 바라보면서 협치해 나가는 초당적인 협력을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