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중국 방문 때 식사 10끼 중 2끼만 중국 측으로부터 대접받은 것을 두고 혼밥 논란이 벌어졌을 때 청와대의 한 참모가 “대통령께서는 혼밥을 한 게 아니라 13억 중국 국민과 함께 조찬을 하신 것”이라고 해 국민에게는 용비어천가처럼 들렸다. 용비어천가 시리즈 중 압권은 최근 ‘대한민국직능포럼’이라는 시민단체의 문재인 대통령 노벨평화상 추천이었다. 권력에 아부하는 이런 단체는 해산 시켜야 한다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었다.
지난달 27일 평화도로 착공식에 옹진군 북도면 주민 3명에 대한 시장의 유공자 표창이 있었다. 유공자(有功者)라함은 공로가 있어야 하고, 국가 유공자는 국가를 위하여 희생한 사람을 통칭한다. 그렇다면 이 사람들이 인천시를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희생을 했기에 이 도로 착공식에서 인천시장의 유공자 표창이 주어지는 것인지? 신(新)용비어천가 또는 변절 된 용비어천가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 보은 행사라는 묘한 생각을 가질 수 있게 한다.
이에 답하는 용비어천가는 또한, 가관(可觀)이다.
북도가 북한을 연상하게 하는 대목이다. 북한에는 1호가 다녀간 곳은 기념비는 물론 명성지가 되어 인민군들이나 인민들이 자주 찾는 유명관광지로 승격된다고 한다. (북한의 1호라 함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등을 말하는 것이다) 준공식도 아닌 착공식 행사에, 대한민국 역사에도 없는, 참석 장관, 시장의 방문 기념 표지석을 만들어 제막식을 하는 등 개(犬)도 물어가지 않는 아부 아첨의 행위는 참으로 눈물겨운 감동의 드라마로 북한의 1호 행사를 방불케 했다.
특히 무엇에 감사하는 감사패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주어지는 감사패의 뜻을 접경 지역 발전종합계획 확정, 예타 면제 사업 선정이라고 되어 있다. 종합발전계획과 예타 면제된 시기와 전해철 장관의 취임과 진념 장관의 퇴임 시기가 언제였는지를 알고 이러한 감사패를 제작 수여했는지가 참으로 궁금하다.
또한, 국가의 국토발전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국민의 세금인 국가 예산으로 구축하는 정부 종합발전 사업에 일반 개인으로부터 수여 받는 감사패가 장관, 시장, 군수, 국회의원, 공항공사 등이 무슨 큰 의미를, 가질 것이며, 주는 자나, 받는 자, 모두가 거기서 거기로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매한가지라 생각한다.
특히 감사장수여 대상자에 위로는 대통령에서부터 아래로 교회 목사에 이르기까지 엿장수 마음대로 가위를 두들기듯 생각나는 60여 명에게 엄청난 선심을 베푸는 듯 남발, 실재 감사장을 받아야 할 사람의 명분을 퇴색시키고 있다. 이러한 발상은 어느 지역에서나 잘난 척하고 자신을 과시해 보려는 자들이 행정기관의 통상적인 행사에 관례처럼 끼어들어 이를 악용하여 본인의 입지를 넓혀보려는 욕망에서 비롯된 아주 잘못된 불손한 발상임에도 공직자들이 당하고 후회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대통령께서 북도면 총연합회에서 수여하는 감사장을 받아 볼 수 있을는지는 모르지만, 이런 감사장을 받고 얼마나 감사하게 생각할까요? 괜히 철없는 중생이 대통령에게 감사장을 수여한다는 과대망상증의 불손한 생각으로 지역주민들에게 과시해 보이려는 허황된 꿈 때문에 이런 허무맹랑한 처신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감히 일개 개인이 대통령에게 감사장을 수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아무나 누구나 대통령에게 자기 마음대로 함부로 감사장을 주고 말고를 거론하는 것은, 자기 과시용이며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기 주제를 파악하지 못하고 주제넘은 경거망동(輕擧妄動)한 행동으로 주위 사람들로부터 이목(耳目)을 끌어보겠다는 과대망상증의 환자들에게는 분명 합당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세계 인류사회에는 부모 없는 자식이 있을 수 없다.
조직에도 그 조직의 상하가 있고 지도자가 있다. 그렇다면 옹진군의 대표는 옹진군수이며 옹진군의 어버이라고 해도 무관할 것이다. 따라서 옹진군민은 잘난 어버이든, 못난 어버이든 어버이를 섬기고 따르며 부족함을 지적하여 고쳐나가야 함이 군민의 도리라 할 것이다. 못난 어버이라고 자기 부모를 버리고, 잘난 남의 부모를 따르고 섬긴다면 이를 두고 후레자식이라고 우리는 칭한다. 올바른 옹진군민이라면 군수를 짓밟고 그 위에서 잘난 척하며 시장이나 장관에게 간신 노릇으로 환심을 사려는 행위는 옳지 않다. 모든 일에는 절차와 순서가 있고, 예우와 예의가 있는 것이다. 옹진군민은 옹진군수를 하늘같이 받들고 모실 때 그 위상이 달라질 수 있고, 군민으로서의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군수는 군민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 주는 것이다. 내가 버린 자식은 남도 싫어하는 법이다. 필자가 군수라면 나는 북도민을 버릴 것이다.
혹시라도 앞에서 열거한 모든 행위나 행동들이 앞으로 다가오는 2022년의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행한 것인지는 시간을 두고 선관위와 절차에 따라 따져봐야 하겠지만 어느 정치인이 선거철 선거사무실에서 위촉장을 수여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묘한 냄새가 나기도 한다.
그렇지 않다면 2025년 공사가 잘 마무리되어 준공 후 적정한 장소에 거대한 공적비를 설치하여 유공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새겨넣고 그 뜻을 기리는 행사를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공직자가 공직의 업무를 충실이 이행하고 흔들림이 없을 때 이런 혼란은 없어질 것이다.
옹진군 북도면 주민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같은 옹진군 영흥면의 주민들은 인천시의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청정 옹진 영흥도가 쓰레기장으로 변할 우려가 있어 이를 바로잡고자 손발이 얼어 터지는 영하 17도의 혹한에도 관을 매고 시청 앞 도로에서 삶을 울부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같은 군민으로서의 소속감으로 강 건너 불구경하듯 우리와는 관계없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같은 군민으로 서로의 한마음은 되지 못하더라도, 상처를 보듬어 주는 아량이 있다면, 축배를 들고 소리 높이 외치는 잔치는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평화 도로 착공식으로 지역의 지가상승이 눈앞에 보이자 일부 몰지각한 인사들의 객기가, 모든 주민들을 현혹하여 모두가 같은 뜻으로 비쳐져, 절(卍) 모르고 시주하는 면민의 모습이 된다면 정말 보기 흉한 모습이란 것을 명심하고 이에 현혹되는 주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