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이영준 기자] 오는 5일 대구시 달서구 감삼동에 위치한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는 '입주자대표 회장과 감사 2명'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가 열린다.

아파트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은 지난 19일 아파트 관리사무소 벽보에 이같은 후보자를 공고하는 관련 게시물을 아파트 주민들에게 후보자 모집 기준을 세부적으로 알렸다.

임기가 2년으로 회장과 감사 2명을 선출하는 이곳 아파트는 총 7동 994세대 규모이다. 아파트 선관위는 지난 24일과 25일 양일 간을 통해서 후보자 2명을 접수받았다. 선거 기간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5일까지로 선거는 5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자투표(아파트 e투표) 방식에 의해서 실시된다.

아파트입주자대표 회장 후보로 접수된 사람은 전국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 달서구지회장을 역임하고, 앞서 달서구의회 구의원에 이어 2022년에 당선된 대구시의회 현직 의원인 A 씨와 지난 4월말까지 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장을 역임, 현재는 105동 동대표 당선증을 받은 B(여) 씨 두 후보가 치열한 경선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선거는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가 관할 자자체로부터 운영비나 사업비를 지원 받는 경우에는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직(달서구의회 의원)을 겸직할 수는 없다고 규정이 되어 있다.

하지만 아파트 입주자 주민들은 "대구시의회 현직 의원으로 있는 분이 지역민과 지역사회의 발전에만 충실하면 될진데 왜 또 다시 아파트입주자대표 회장으로 출마하는 지 납득이 되질 않는다. 2년 후 2026년 6월 3일에 있는 지방선거 달서구청장에 내심 뜻을 두고 나오는 것이 아니냐"고 한결같이 입을 모았다.

이에 기자는 대구시의회를 찾아 A 의원을 만났다. A 의원은 "아파트 입주자 주민들이 회장직을 다시 맡아 봉사를 해달라는 요구에 어쩔 수 없이 아파트입주자대표 회장 선거에 나오게 되었을 뿐 다가오는 구청장 지방 선거에는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대구시의회 또 다른 현직 의원은 "달서구의회 의원으로 있으면서 의장도 했었고, 또한 현직 대구시의회 의원이라면 아파트입주자 대표 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가 않다. 제9회 지방선거 단체장 선거를 의식하지 않는다면 굳이 아파트입주자대표 선거에 나올 이유가 하나도 없다. 지역을 위해서도 할 일이 많은 데 아파트입주자 대표 회장까지 겸직해서 제대로 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을 할 수 있겠냐"며 냉정하게 지적하기도 했다.

대구시의회 의정정책관 관계자에 따르면, "달서구의회 의원이라면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선거에서 다소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지방자치법상 구의원이 아닌 대구시의회 현직 의원으로 있는 A 의원은 선거 출마 겸직은 가능하다. 아파트는 건교위에 해당이 된다. 하지만 A 의원은 현재 경제환경위원회에 있기 때문에 법에는 접촉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장을 역임하면서 이번 아파트입주대표 회장 선거에 출마한 B 씨는 "전국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 달서구지회장'까지 역임한 가운데서 대구시의회 현직 의원이 입주자대표 회장 선거에 나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 뿐"이라고 말했다.

아파트입주자의 민원에 신속하고 발빠르게 대처하면서 해결해주어야 할 위치가 곧 아파트입주자를 대변하는 대표 회장이다.

이는 회장에게 주어진 막중한 실질적 역할과 책임, 권한, 의무 등에 동반이 되어야 하지만 이곳 아파트 주민들은 현직 대구시의회 현직 의원으로 있는 후보가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을 맡아 2년 후에 있을 지방선거 단체장에 개인적인 뜻을 두면서 표심을 모으겠다는 전략이 아니겠냐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어 남은 선거 기간까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