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민역사공동회

[유한태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23일 민주연구원과 116명의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하여 뉴라이트 국가개조구상 저지를 위한 ‘제1차 만민역사공동회 및 긴급대토론회: 1910-1945, 한국인은 일본국민이었나?’ 행사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개최하였다.

행사는 8.15광복절을 계기로 이종찬 광복회 회장이 “용산에 일제 때 밀정의 그림자가 보인다”고 직격하고, 뉴라이트 인사들이 국무위원을 비롯한 정부 및 역사 관련 국책기관에 임명되는 사태로 뉴라이트 문제가 전면화되면서 이들의 노골적인 국가개조구상을 저지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행사는 제1부에서는 만민역사공동회 형식으로 이종찬 광복회장을 비롯하여 역사 관련 시민사회 원로들과 공동주최한 국회의원들의 발언으로 진행되었다. 2부에서는 뉴라이트가 포진한 역사 관련 국책기관장을 역임한 역사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긴급대토론회로 이어졌다.

행사를 민주연구원과 공동주관하고 주최한 정동영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뉴라이트의 본질을 첫째 일제 강점의 불법성 불인정, 둘째 일제의 반인도적 범죄 불인정, 셋째 독도를 대한민국 영토로 불인정한다고 규정하고 뉴라이트는 일본 극우의 시각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뉴라이트는 냉전이념을 앞세워 북한을 흡수통일하려는 의도를 갖고 한일군사동맹화를 추구한다고 분석하였다. 이들 일본 극우의 분견대 역할을 하는 뉴라이트 인사들의 역사 훼손과 친일로의 국가개조 구상을 막아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과거의 역사는 현재의 역사이며 동시에 미래로 나아가는 디딤돌임을 강조하였다.

행사를 공동주최주관한 이한주 민주연구원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일본의 진정한 과거사 반성 없는 한일관계는 결국 일본을 과거 군국주의로 부활하는 재료밖에 되지 않는다”며 “윤석열 정부는 한미일 안보협력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한일군사협력을 강화해가는데 걸림돌이 되는 한일 과거사 문제 정지작업을 추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서면축사를 통해 “뉴라이트가 민족 정기에 대못을 박고, 국가의 기억을 조작하려는 거대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며 “민주당은 대한민국의 정신을 붕괴시키려는 윤석열 정권의 망국적인 역사 쿠데타에 강력히 맞서겠다고” 다짐했다.

1부 만민역사공동회는 이종찬 광복회 회장의 특별축사, 함세웅 신부, 다수의 국회의원 등이 참여하여 열띤 발언을 이어갔다.

이종찬 광복회 회장은 특별축사에서 “지금 우리는 역사 전쟁 중”이라며 “역사 전쟁은 육군사관학교에 있는 독립영웅들의 흉상제거문제로 시작되었다”며 이는 항일투쟁에 바탕한 국군의 역사 전통을 확립하는 전쟁이라고 규정했다. 이어서 “친일 뉴라이트 세력이 용산 대통령실을 포위하고 있다”, “뉴라이트들은 대한민국임시정부를 부인하고 있어 반헌법적이다”라면서 이들이 주장하는 1948년 건국절을 강하게 성토하였다. 또한 “지금 역사전쟁은 역사주권만이 아니라 나라의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투쟁이다”라고 선언하면서 “『반일종족주의』를 주장하면서 나라에 해를 끼치는 연탄가스와 같은 뉴라이트를 공직사회에서 추방하자”고 결연히 주장하였다.

함세웅 신부는 “몽고의 침략을 체험한 다음에 일연스님께서 ‘우리 민족이 살 수 있는 길은 호랑이같은 급한 성질이 아니라 곰과 같이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쓴 쑥과 매운 마늘을 먹고 견뎌야 살아날 수 있다’”고 하며 “이런 내용들을 간직하면서 정치인들, 역사학자들과 함께 바른 역사, 바른 정치관, 바른 사회관을 확립해야 한다”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참석한 의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뉴라이트 몸통은 윤석열”이며, “일제의 밀정 김태효 파면”, “뉴라이트 역사국책기관에서 퇴출”, “일본 국적이라 우기는 김문수 해임”, “독도 분쟁지역 수록 신원식 파면”을 요구하고, “독도 영상관과 조형물 복원”, “한일 군수지원협정(악사) 절대불가”, “한미일 군사동맹화 중단”을 촉구했다. 또한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찬성 석고대죄”하고 “강제징용 제3자 해법은 원천무효”이며 “한일협정 60주년 퍼주기 불가”하다고 주장하며 역사전쟁은 역사주권을 넘어서 대한민국의 주권을 수호하는 전쟁임을 분명히 하였다. 특히 김구 선생의 증손자인 김용만 의원은 “지금 과거의 독립투사들은 독립투쟁을 할 수 없다. 이제 후손인 우리가 독립투쟁을 해야 한다”면서 울먹였다.

2부 긴급대토론회는 좌장으로 안병우 전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 기조발제로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발표자로 정태헌 전 한국사연구회 회장과 한시준 전 독립기념관장, 토론자로 정연식 전 역사학회 회장, 김승은 민족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 국회의원 정동영, 국회의원 김준혁, 총평으로 강창일 전 주일대사가 참여했다.

안병우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의 사회로 시작한 긴급대토론회에서 “뉴라이트는 대한민국 정체성을 바꾸려 하는 도발을 감행했다”며 “오늘 토론회에서 뉴라이트가 주장하는 식민지근대화론, 1948년 건국론, 일본 국민론이 얼마나 엉터리고 해악을 끼치는지 명쾌하게 밝힐 것”이라며 긴급대토론회를 시작했다.

이어서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은 기조발제에서 “제헌헌법과 현행헌법에서 대한민국이 1919년에 건국했다”며, 한일기본조약의 제2조 <1910년 8월 22일 및 그 이전에 대한제국과 대일본제국 간에 체결된 모든 조약 및 협정이 이미 무효임을 확인한다>에서 “그 시점은 구한말부터 이미 무효” 라면서 다만 “위 두 사안에 대해 법적 후속조치가 부재하다면서 국회의 역할을 강조”하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또한 뉴라이트가 태동과 침체 및 쇠퇴를 거쳐 윤석열 정권에서 전면 부활한 과정을 설명하고 “‘뉴라이트’계로 지목되는 이들이 윤석열 정부의 역사 관련 기관 25개 중 최소 21군데를 포함하여, 여러 곳에 포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태헌 교수는 뉴라이트의 식민지근대화론에 대해 “한국이 궁핍한 시절엔 이런 얘기 거론되지 않았다. 이는 당시의 빈곤 자체가 너무나 명확하게 식민지 유산이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해방후 4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거론되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개입되었기 때문이며 학문적 토론 대상이 아니라고 설파”하며 뉴라이트의 식민지근대화론을 조목조목 논박하였다.

한시준 교수는 “1948년 건국론은 민족의 역사를 부정하는 역사왜곡, 제헌헌법과 현행헌법 부정, 제헌국회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계승, 재건, 부활하자고 제안한 이승만 모욕, 임시정부를 부정하는 북한을 이롭게 하는 이적행위”라 규정하면서 뉴라이트의 건국론을 사료를 근거로 반박하였다.

정연식 교수는 뉴라이트의 식민지근대화론에 대해 “우리 삶의 가장 큰 문제는 먹고사는 문제인데, 일제강점기에는 우리가 매일 먹는 밥에 커다란 단절과 왜곡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아주 오래전부터 쌀밥을 주식으로 하고 살았다. 쌀이 가장 많이 생산되기에 쌀밥을 먹고 살았다. 그런데 일제강점기에는 쌀밥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 그결과 “일제강점기에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행복하지도 않았고, 살림살이도 나아지지 않았다.”며 간결하게 논파하였다.

김승은 책임연구원은 뉴라이트 성향의 필진이 집필한 ‘한국학력평가원(학력평가원)’ 교과서에 대해 “독재 미화・친일 옹호・위안부 축소로 서술되었다”며 “불과 3일간의 검증만으로도 사실관계 오류만 무려 300건이 넘었다”고 하였다. 또한 “역사 전공자가 주도해 집필한 교과서가 아니며, 기존 여러 교과서 내용을 짜깁기한 듯 최소한의 요건만 갖춘 어설픈 구성의 책이라는 것이 분석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의 공통된 총평”이라며 “식민사관의 그림자, 식민통치 미화와 식민지근대화론, 역사적 인물의 선택적 배치와 편향적 역사 인식은 전근대시기부터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관통하고 있다”며 비판하였다.

김준혁 의원은 “병사 정신교육 기본교재는 뉴라이트 인사들이 출판한 교과서보다 더 참혹한 역사왜곡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고 폭로하며 “반공교육과 친일교육, 뉴라이트 교육, 매국교육을 받고 있어. 이런 잘못된 교육을 막는 일을 우리 국회에서 해야 된다”며 “해결해야 하는 한일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내는 일을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하겠다”고 다짐하였다.

강창일 전 주일대사는 뉴라이트 세력의 역사전쟁 도발에 대한 소회를 통해 “대명천지, 해방된 나라에서 어찌 이런 망언, 망론, 망동들이 기승을 부리는가. 부끄럽고 챙피하다”하다며 뉴라이트는 “뉴라이트란 말을 붙일 자격조차 없는 친일 매국론자, 반공 분단주의자, 호전주의자”라고 규정하고 뉴라이트의 연원은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들어서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반공의 기득권 세력이 자유라는 이념을 내세워 뉴라이트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이들의 식민지 근대화론은 강도의 논리. 침략주의자들의 논리. 떡고물 사관”이기에 “ 이들은 권력을 등에 업고 세력화하려고 하고 있다. 국가개조라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 묵과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토론회를 주최주관하고 토론자로 참여한 정동영 의원은 “22대 국회 개원이래 최대인 국회의원 116명이 공동주최하고 뉴라이트 인사들로 채워진 역사 관련 전직 국책기관장들이 총망라하여 제1차 만민역사공동회 및 긴급대토론회에 참석하여 열띤 발언과 토론을 이어간 것이야말로 뉴라이트들이 도발한 역사전쟁에서 이미 승리한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반민특위가 작동해서 100만명을 체포하고 10만명을 처벌한 프랑스 반나치 처벌처럼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을 처벌했다면 우리 국민이 민주화와 선진화를 위해 치르지 않아도 될 희생이 없었을 것”이라며 역사 정통성 수호의지를 다지는 것으로 행사를 마무리 하였다.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유한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