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일 줄 모르고 기승을 부리던 무더위에 9월 가을 한 달이 도둑맞은 느낌이다. 환경오염으로 파괴된 생태계는 사계절 몸살을 앓고 있으며 더위와 추위가 계절과 계절을 넘나들며 일상에 불편을 주고 있다. 탈난 검은 구름은 예고 없이 쏟아 부을 때도 있지만, 그 어느 해의 여름보다도 많은 날을 지독한 불볕더위 속에서 보내야 할 때가 많았던 2024년의 여름이었다.

여름 끄트머리가 버티고 있다가 9월 초가을 월력 한 장을 뜨겁게 물들이고 사라졌다. 지상에서뿐만 아니라 바다에서도 해수면 상승으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가 하면 강물도 녹조현상으로 정상적인 생태흐름이 방해되고 있다. 올 여름은 8월 31일 기준으로 서울의 열대야 일수는 39일, 제주는 56일, 전국 열대야 일수가 20일을 넘겼으며 폭염일수는 23일을 넘어섰다. 9월까지 늦더위가 이어졌고 연일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열대야 현상으로 잠을 이루지 못해 선풍기와 에어컨에 의지하며 보내야 했다. 온열환자도 2천 900명에 달했으며, 이로 인한 사망자도 26명이나 되었다. 주로 일터와 농촌지역의 작업현장에서 발생비율이 높았다. 이번 극단적인 날씨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의 이중 영향에 의한 해수면 온도 상승 등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현상은 지구의 평균기온이 상승하면서 여름철 기온이 높아지고 있지만 결국 인간의 욕망과 개발욕구에 의해 발생한 환경파괴에서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다.

러·우(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 이·팔(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장기적인 전쟁도 환경오염과 환경파괴로 지구촌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 ‘유엔인간환경회의’는 전쟁을 일으킨 나라에 환경오염과 파괴에 대한 징벌금을 전쟁에 사용된 무기 비용만큼 부과해야 할 것이다.

그 나라만 국한해서 환경피해를 입지 않고 지구촌 전 세계인이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자연을 파괴하고 화석연료 사용과 산림훼손은 온실 가스 증가로 인해 발생하는 지구온난화현상을 불러온다. 유럽 우주국(국제공동연구단)의 위성들이 장기간 수집한 남극 서부지역 빙상이 18년간 매년 1천 200억 톤의 빙하가 사라졌으며, 빙하의 두께 변화에 대한 데이터 분석에서도 1백 미터 이상 얇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남극의 기후변화는 해수면 상승 등을 초래해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그 중에서 가장 원인이 되고 있는 몇 가지를 살펴보겠다. 화석연료사용과 산림벌채 등 자연훼손에서 오는 ‘지구 온난화 현상’,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엘리뇨현상’, 도시의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등에서 열을 많이 흡수하고 방출하는 ‘도시 열섬현상’ 등이 발생한다.

이 외에도 갑작스런 기후 변화나 지리적 요인이 발생하여 여름철 무더위가 발생할 수 있으나 가장 큰 원인은 환경파괴에 있을 것이다. 산에 오를 때는 사용한 빈병과 쓰레기를 회수해 오고, 강이나 바다에 가서도 음식물 찌꺼기나 남은 음료 등을 가져와 분리수거를 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1회용 컵이나 그릇을 사용하지 않고 텀블러나 휴대용 물통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 손쉬운 작은 것부터 실천하여 환경오염예방에 최선을 다 한다면 올 여름처럼 갑작스런 무더위는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