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태 기자]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22일 명예훼손죄도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친고죄로 개정하는 「형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재 명예훼손죄는 피해자가 아닌 제3자도 고발하는 것이 가능하여, 피해자가 아닌 자 또는 단체가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고발을 남발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피해자가 아닌 제3자에게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과 기자를 고발하도록 사주했다는 의혹이 보도되면서, 명예훼손죄를 친고죄로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타인이 피해자의 명예가 훼손되었다며 고발하는 ‘제3자 명예훼손 고발’은 해외에서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명예훼손을 피해자 본인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이 가능한 친고죄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미국은 명예훼손을 형사범죄가 아니라 민사불법행위로 보기 때문에 형사사건으로 다루지 않는다.

또한 현재 명예훼손죄는 자유형으로 처벌될 수 있어 헌법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약한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2023년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는 한국 정부에 “징역형은 어떠한 경우에도 명예훼손에 있어 적절한 형별이 될 수 없음을 명심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이에 조국 대표는 형법과 정보통신망법의 명예훼손죄를 모두 친고죄로 하고, 자유형을 없애고 벌금형으로만 처벌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또한 표현의 자유를 보다 두텁게 보호하고자 ‘비방의 목적’이라는 초과주관적 요소를 구성요건에 추가하고, 공적 사안과 관련하여 공인을 대상으로 한 경우에도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위법성이 조각되도록 하였다.

조국 대표는 “최근 대통령실 고발사주 의혹 보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명예훼손죄가 언론 탄압, 정적 제거를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제3자 고발이 난무하는 현행 명예훼손죄를 친고죄로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학자 시절부터 명예훼손죄 오남용으로 인한 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는 이제 법원의 해석을 통한 통제가 아니라 법개정을 통해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며, “입법부의 일원으로서 개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유한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