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수수한 명품가방은 대통령 기록물관리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법리해석을 내 놓았다. 제공자가 외국인인 경우 물품은 자동으로 국가에 귀속된다는 것이다. 최재영 목사는 재미교포다. 헌법 제84조에 규정된 대통령의 불소추특권도 고려했다고 했다.

지난 12일 권익위는 명품가방 수수가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 없어 신고할 의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배우자가 금품을 받더라도 제공자가 외국인이면 대통령은 신고의무가 없고, 있더라도 소추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전 국민이 목격한 명품백 수수 사건을 6개월 동안 조사하여 문제없다고 내놓은 권익위의 법리해석은 많은 국민이 이해 못할 것으로 생각된다. 권익위는 대한민국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막는 국가기관이 아닌가. 권익위 ‘정’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직무관련성과 외부로 드러난 ‘최재영’ 목사의 진술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김건희 여사가 받은 명품가방 수수는 직무관련성이 없다고 ‘전원위원회’ 내에서 다수였다고 한다.

그러나 신고자 최 목사와 대통령 부부에 대한 직접 조사를 하지 않고 결과부터 내놓은 것은 절차도 무시했지만, 헌법 가치를 부정하고 권익위의 존재를 의심케 하는 결과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대통령의 부인은 금품 수수를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단 말인가. 대한민국의 수많은 공직자들의 부인이 금품수수를 해도 된다는 말인가. 청탁금지법 제8조 제4항은 ‘공직자 등의 배우자는 공직자 등의 직무와 관련하여 금지되는 금품을 받거나 요구하거나 제공받기로 약속해서는 아니된다’고 명시하고 있고, 제8조 제3항에 따라 받아서는 안 되는 금품을 받은 것이다.

이를 두고 참여연대는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적어도 해당 사실이 보도된 작년(‘23. 11. 27일) 에는 김건희 여사의 금품 수수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 김건희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금품 수수 사실을 알고도 대통령실과 감사원 등 수사기관에 신고나 인도를 했는지 여부가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동안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야 할 국가기관에서 조차 함구하고 있어 많은 국민들이 궁금증만 커지고 혼란이 야기되고 있었다. 동법 제9조 1항은 공직자 등이 자신의 배우자가 수수 금지 금품 등을 받거나 그 제공의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받은 사실을 안 경우에는 소속 기관장에게 지체 없이 서면으로 신고하여야 한다고 되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조문의 이행사항이 쏙 빠진 결과를 내 놓은 것은 국민들의 답답한 가슴을 풀어주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또한 많은 언론과 SNS에서는 ‘대통령의 부부에게 면죄부를 준 것 아닌가’ 그러면 ‘권익위의 직무유기나 직권남용은 아닌가’ 라며 의혹들만 키운 것 같아 안타깝다.

야당의 정무위원들은 “대통령 부부에 대해 행정조사나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은 권익위에 대한 책임을 따로 묻겠다고 한다. 또 청탁금지법 위반행위가 아니라고 한 것은 대통령 부부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다”라며 “대통령 부부를 조사하지 않고 출국하는 날 면죄부를 준 이유를 모르겠다며 청탁금지법을 무력화시킨 것은 특검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말하기도 했다.

김건희 여사가 직무관련성으로 최 목사를 만났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은 없을 것이기 때문에 국가기록물은 아니다. 그래서 언론과 국민들의 의혹이 눈덩이처럼 더욱 커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