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맞지 않는 큰 옷을 입고 다니면 질질 끌고 다닐 것이 분명하다. 호기심에 의해 구입했다면 처음에는 몰랐을 수도 있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의 눈에 띠면서 옷이 크다는 말을 많이 들을 것이다. 이제는 2년 이상 입었으니 몰라서 또는 호기심에 사 입었다는 말은 동의를 얻기 쉽지 않을 것이다. 큰 옷은 자르고 꿰매어 몸에 맞게 재단을 하여 입어야 할 것이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모든 일손을 놓고 주말이면 몇 주 째 서울 중심지로 모이고 있다. 그들은 농사짓는 사람, 공장일하는 사람, 장사하는 사람, 하루 벌어 끼니를 이어가는 일일 근로 노동자도 있지만, 전업주부가 아이를 등에 업고 또는 손을 잡고 나와 대통령부부의 실정과 탄핵을 외치고 있다.

윤 대통령은 2024년 11월 7일 오전 10시, 대통령과 주위의 여러 의혹과 논란의 해명을 위해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무제한 질의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대통령은 변명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며 90도로 고개를 숙이고 1분 이상을 대국민 사과에 할애했다. 그리고 윤 대통령은 부부의 개인 전화기도 없애고 김 여사의 대외활동은 물론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의 인적 쇄신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추진하는 특검에 대해서는 “반 헌법적인 정치 선동”이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분노는 식을 줄 모르고 훨훨 타오를 기색이다. 거의 모든 TV방송과 유튜브, SNS에서는 담화 및 기자회견 내용을 가지고 비난 여론을 분출해 내고 있다. 대통령은 온 마음을 담아 진심어린 사과를 했지만 국민은 귀에 차지 않는 것 같아 아쉽다. 담화 및 기자회견 후 갤럽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통령 지지율이 17%까지 떨어졌다. 대통령과 국민의 이해관계가 너무 동떨어져 보인다.

국민은 경제 리더쉽, 국방 리더쉽, 외교 리더쉽, 대통령실과 정부 리더쉽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나를 추가 한다면 영부인의 정책 관여와 주변 비선라인의 관계도 지적하고 있다. 대통령은 선거를 통해 국민이 선출했다. 국민이 대통령에게 위임한 국정운영을 영부인이 비선라인과 함께 공무원을 움직이는 등 쥐락펴락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국정 운영은 헌법과 개별법에 정한대로 이미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비선라인이 국정에 개입한다면 시스템을 벗어나 움직이기 때문에 정부 부처에서는 알 수가 없다. 그것도 국정 최고 권위자인 대통령이 모르고 있다면 문제 아닌가. 앞으로 국정운영에 있어 비선라인의 고충과 충언은 듣되, 영부인과 비선라인이 정부조직이나 국정 운영에 간섭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국가의 최고 권력자는 본인과 가족에 대해서는 법의 잣대를 가혹할 정도로 들이대야 함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은 그렇지 않다. 영부인의 명품백 선물과 선거 공천 개입, 양평 고속도로 노선변경, 주가조작, 현금 살포 등과 대통령의 선거 공천 개입, 해병대 채 상병 수사 관여 등에 대한 국민들의 의혹과 궁금증을 해소해 주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의 분노는 사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것이 뻔하다.

타다 남은 불씨를 완전히 제거 한다면 남은 시간은 평화롭게 보낼 수 있겠지만, 한 티의 불씨라도 남기고 간다면 바람에 훨훨 타오를 것이다. 늦었다고 알아차렸을 때가 빨리 갈 수도 있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명태균과 이준석 의원의 발언들 중에는 선거철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대통령 부부의 부정한 행동과 ‘국민의 힘’ 출마자들의 부정했던 행동들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국민들에게는 공정과 정의를 부르짖으며 정작 대통령과 ‘국민의 힘’에서는 부정과 불공정한 선거를 치뤘다면 국민들이 과연 용납할 수 있겠는가?

지금도 늦지 않았다. 국정 기조 변화, 대통령실과 중앙부처의 대폭적인 인적 쇄신을 하고 국민들의 의혹에 대해서는 야당의 특검을 전격 수용하여 한 점 부끄럼 없이 명명백백(明明白白)히 밝히면 되지 않은가? 그 길만이 나라와 국민을 살리고 대외적으로 존중받고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